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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화장실 내부에 병원균들이 퍼져 호흡기 감염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중국 우한에 있는 지구과학대 공동 연구진은 변기 사용 후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병원균을 조사·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위험 분석(Risk Analysis)’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각각의 화장실에 쪼그려 앉는 형식의 변기와 비데 변기를 설치한 후 연구했다.
그 결과, 두 종류의 변기에서 모두 바이오 에어로졸이 방출됐다. 바이오 에어로졸은 대기에 떠도는 미세한 생물학적 입자로, 미생물과 다양한 생명체에서 배출되는 파편이나 독소, 입자상 물질을 포함한다.
쪼그려 앉는 형식의 변기에서 방출량이 더 많았다. 특히 비데 변기에 비해 황색포도상구균은 1.7~2.6배, 대장균은 1.2~1.4배 더 많이 검출됐다.
또한 대변이 세균의 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변이 있는 상태에서 물을 내리면 대변이 없을 때보다 1.3~1.8배, 대장균은 1.2~1.4배 더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환풍기 등 환기가 가능한 환경을 만든 후에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면 병원균 노출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변기 물을 내릴 때 소용돌이치고, 튀는 물 때문에 배설물 속에 숨어 있는 박테리아가 공기 중으로 확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바이오 에어로졸 배출 및 관련 건강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화장실 설계 중 환기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물을 내릴 때 방출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피부 감염 시 발진 및 통증을 일으키며 연조직염(피부와 피하 조직에 생긴 급성 세균성 감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식중독을 통해 감염되면 복통, 설사, 구토,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장균에 감염되면 구토, 구역, 복통, 설사, 두통 등의 증상을 겪는다. 균의 종류에 따라 경련성 복통, 피가 섞인 설사 변, 끈적끈적하고 덩어리진 점액이 묻어 나오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