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장기 손상, 심뇌혈관 질환 등 고위험 고혈압 환자에 대한 혈압 관리가 강화된다. 수축기 목표 혈압이 140㎜Hg 미만에서 130㎜Hg 미만으로 낮아진다.
지금까지 고혈압 환자 중 당뇨병을 앓으면서 심뇌혈관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관리하도록 돼 있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낮춰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2022년 고혈압 진료 지침’을 내놨다고 11일 밝혔다. 고위험도 고혈압이란 무증상 장기 손상, 심뇌혈관 질환 위험 인자 3개 이상, 당뇨병 동반 시 2개 이상, 당뇨병과 3·4·5기 만성 콩팥병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2년 대한고혈압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2년 고혈압 진료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에 대한 목표 혈압을 130㎜Hg 미만으로 정한 것은 강압 치료를 시행할 때 진료실 혈압과 진료실 밖 간의 대응 혈압에 있어 ‘백의 효과’ 영향이 미미해진다는 점을 반영했다. 백의 효과란 병원에서 하얀 가운을 보며 혈압을 측정하면 평소 집에서 잴 때보다 높게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고령의 동양인 고혈압 환자에 대한 목표 혈압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을 130㎜Hg 미만으로 낮춘 군이 140㎜Hg 미만으로 유지한 군에 비해 심혈관 사건 발생이 유의하게 감소한 점도 고려했다.
학회는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며 중요한 심뇌혈관질환 예방수단”이라면서 “인류 사망의 80%가 만성질환에 기인하는 만큼 치료 효과가 명확한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고혈압은 목표 혈압을 기존 140/90㎜Hg 미만으로 유지키로 했다. 뇌졸중과 당뇨·단백뇨 동반이 없는 고혈압 환자는 합병증으로 인한 고위험 요인이 있지만 임상 근거가 부족해 목표 혈압을 140/90㎜Hg으로 유지한다.
새 고혈압 진료 지침에는 고령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혈전용해제인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침도 담겼다. 학회는 심혈관질환, 죽상경화증 등 고위험군 환자에게 주로 쓰고 위험도가 낮은 고령 환자에서 아스피린은 가급적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학회는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출혈 위험 등 부작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특히 혈압조절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학회는 또 새 진료 지침을 통해 고혈압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일반인도 최소 2년마다 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혈압이 120/80~140/90㎜Hg으로 다소 높거나 고혈압·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으면 1년에 한 번씩 혈압을 측정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