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 노인 여성이 83년 만에 대학원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24일 CBS,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버지니아 히슬롭(105)은 1941년 이수한 과정에 대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지난 16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 참석했다.
다니엘 슈워츠 스탠퍼드 대학교 교육대학원 학장은 히슬롭을 소개했다. 히슬롭은 무대 위로 걸어 나가며 “세상에나,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감탄했고, 이에 그의 손주와 증손주를 포함한 가족들과 졸업생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슈워츠 학장은 히슬롭을 “형평성과 학습 기회를 열렬히 옹호한 사람”이라면서 졸업장을 수여했다.
히슬롭의 스탠포드에서의 교육 여정은 1936년 그가 교육학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학사 졸업 이후에도 가르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히슬롭이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1941년, 그의 연인이었던 조지가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라는 나라의 부름을 받게 됐다.
결국 히슬롭은 논문을 제출하지 못한 채 조지와 결혼했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야만 했다. 그는 남편인 조지의 부대가 있는 오클라호마주로 떠났고, 전쟁 이후에는 워싱턴주로 이주해 두 아이를 키웠다.
하지만 히슬롭은 지역사회 내에서 교육을 향한 헌신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아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할 기회를 가져야 하고, 원한다면 누구나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여학생들에게 고등 영어 대신 가계(家計)를 가르치던 당시 중학교 교육 과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다.
또 워싱턴주의 독립 전문대가 모인 교육구를 조성하기 위한 로비 활동을 했다. 워싱턴주 헤리티지 대학 설립에 참여하고 600만 달러(약 83억원)의 장학금을 모금하는 데 이바지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히슬롭의 사위가 장모의 졸업 가능 여부에 대해 대학에 문의했고, 히슬롭이 살아온 과정에 더 이상 논문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하면서 그는 83년 만에 졸업장을 품에 안을 수 있게 됐다.
히슬롭은 미국 ABC 방송의 굿모닝아메리카(GMA)와의 인터뷰에서 “가짜 겸손은 떨고 싶지 않다”며 “나는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