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플레이오프에서 역대급 경기가 펼쳐졌다. 이변의 연속..
전문가들도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언더독의 반란이 이렇게 거셀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전국구 팀들이 탈락하면서 NFL사무국은 울상이 됐지만 남은 팀들도 전국구 팀 인기 못지 않은 상황이라 다행이다.
LA 램스 30-27 탬파베이
LA 램스는 23일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30-27로 승리하면서 컨퍼런스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램스는 슈퍼볼 우승후보였던 탐 브래디가 이끄튼 탬파베이를 맞아 전반(1,2쿼터)에만 20-3으로 크게 앞서면서 싱거운 승리로 막을 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지난시즌 슈퍼볼 우승팀, 건재한 탐 브래디가 이끄는 팀이다.
탬파베이는 3쿼터 13-27로 추격하더니, 결국 4쿼터 27-27까지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모두가 왜 탐 브래디에 열광하는지를 보여준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모두가 연장전을 예상하던 순간, 경기 종료 3초전 LA 램스는 끝내기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결국 탬파베이를 따돌리고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탬파베이의 홈구장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올해나이 45의 탐 브래디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탬파베이와의 계약이 마무리 됐다. 만년 꼴찌팀을 지난 시즌 슈퍼볼 우승까지 이끌었지만 2년 연속 슈퍼볼 우승 도전에는 실패했다.
시즌 막판 탬파베이 주전 공격수들의 부상을 결국 극복해 내지 못했다.
반면 2월 13일 슈퍼볼 개최지인 LA의 소파이 스타디움은 홈팀이 슈퍼볼에 진출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가운데 일단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챔피언십 시리즈 경기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LA 램스가 승률이 높아 홈 구장 잇점을 갖게 된 것이다.
LA 램스의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 챔피언십 상대는 영원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49ers 다.
샌프란시스코 13 – 10 그린베이
샌프란시스코는 22일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경기에서 13-10으로 승리했다.
그린베이는 톱시드를 받아 와일드카드 경기 없이 디비저널 라운드에 미리 진출해 여유있게 상대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LA 램스를 꺾고 플레이오프 막차에 합류했고, 와일드카드 경기에서도 열세라고 분석됐지만 NFL 최고 인기팀 댈러스 카우보이스를 23-17로 꺾었다.
그리고 디비저널 라운드에서 슈퍼볼 우승 후보였던 그린베이를 맞아 13-1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린베이에는 NFL의 레전드급 쿼터백 애런 로저스가 버티고 있었다. 손쉽게 승리를 하는 듯 4쿼터 5분여를 남겨놓고, 10-3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린베이의 홈구장 답게 날씨는 10도라는 엄청난 추위를 보였고,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고 관중석은 관중들이 내뿜는 입김으로 뿌연 장면을 연출했다. 따뜻한 구장에서 익숙한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연신 손을 호호 불며 경기에 집중했다.
4쿼터 종료 4분 50초를 남겨놓고, 그린베이가 자신의 진영에서 킥 한 것을 샌프란시스코가 막아냈고, 막아낸 공이 어디로 갔는지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샌프란시스코의 탈라노아 후팡가가 땅에 떨어진 공을 주워들어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극적인 10-10 동점을 만들어 냈다.
이후 그린베이는 반격할 수 있는 공격기회를 한번 날렸고, 남은 시간 3분 20여초, 샌프란시스코는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사용하며 그린베이 진영으로 진격했다. 그 동안 한번도 공격권을 넘겨주지 않고 공격권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경기종료 4초전 필드골 45야드 지점까지 진격한 샌프란시스코는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13-10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LA 램스와 샌프란시스코간의 라이벌전으로 내셔널풋볼 컨퍼런스 챔피언십은 대진표가 완성됐다.
램스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패배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샌프란시스코.
램스가 괜한 패배를 자초한 것은 아닌지, 샌프란시스코의 상승세를 램스가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메리칸 리그 풋볼 컨퍼런스 챔피언십 대진표는 신시내티 뱅갈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경기로 치러지게 됐다.
신시내티 19-16 테네시
신시내티는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LA 차저스가 패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오른 라스베가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디비저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신시내티를 기다리고 있는 팀은 1번시드 테네시 타이탄스.
두팀은 서로 방패로 맞서며 이렇다할 공격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승부는 필드골로 결정됐다.
신시내티는 차근차근 욕심부리지 않고 필드골로 점수를 쌓아나갔고, 역시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테네시도 필드골로 추격했다.
전반을 9-6으로 앞선 신시내티는 3쿼터 들어서 첫 터치다운을 성겅시키며 16-6으로 앞서나갔다.
1번시드 부전승으로 디비저널 라운드에 올라선 테네시의 저력은 후반에 살아났다. 9-16으로 뒤진 테네시는 신시내티와 똑같이 필드골과 터치다운을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16-16 결국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공격에서 신시내티의 에반 맥퍼슨이 52야드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킴과 동시에 정규시간을 나타내는 전광판은 ‘0’를 가리키고 있었다. 신시내티가 필드골 한 골 차이, 3점 차이로 승부를 마무리 짓는 순간이었다.
공고롭게도 앞선 3경기 모두 경기종료 직전에 필드골로 승부가 결정됐다.
그린베이와 테네시, 1번시드 팀 두팀이 탈락했다.
NFL 사무국이 바라던 드라마, 쿼터백 톰 브래디가 이끄는 탬파베이와 역시 쿼터백 애런 로저스가 이끄는 그린베이의 다음 라운드 진출은 무산됐고, 두 쿼터백의 거취가 이제 최대 관심사가 됐다.
그리고 디비저널 라운드 마지막 경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버팔로 빌스간의 경기로 이어졌다.
버팔로 36-42 캔자스시티
2020년 슈퍼볼 우승팀 캔자스시티는 정규시즌 초반 부진함을 딛고 결국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리고 디비저널 라운드까지 진출했다.
버팔로도 이번 시즌은 해볼만 하다는 전력으로 챔피언십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며 캔자스시티를 꺾을 수 있다는 전망도 컸었다.
그리고 캔자스시티와 버팔로 간의 경기는 앞선 3경기를 모두 축약해 놓은 명승부중의 명승부로, 이번 플레이오프 최고의 경기를 미리 선보였다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20대 쿼터백, 차세대 NFL 수퍼스타가 될 선수, 캔자스시티의 쿼터백 27세의 패트릭 마홈스와 버팔로의 쿼터백 26세의 조시 앨런은 NFL 팬들, 남녀노소룰 매혹시키기에 충분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4쿼터 마지막 2분간 두 팀은 25점을 주고받으면서 단 한순간도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감탄의 감탄, 탄성에 탄성이 이어졌다.
버팔로 빌스는 21-26으로 뒤진 4쿼터 종료 1분 57초전 터치다운에 성공하고, 2포인트 컨버전도 성공시키면서 29-26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남은 1분여의 시간 캔자스시티는 어떻게든 필드골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야 했다. 이때 캔자스시티의 KFC 할아버지 닮은 감독 앤디 레이드는 정면승부 ‘모 아니면 도’를 택했다. 터치다운을 노린 것. (사실 터치다운보다는 많은 전진을 요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캔자스시티는 이어진 공격에서 마홈스의 패스를 받은 타이릭 힐이 무려 64야드를 혼자 질주해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면서 33-29로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분.
버팔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직선 빠른 패스를 던지는 쿼터백 앨런은 조금씩 조금씩 캔자스시티 진영으로 진격했고, 경기종료 13초전 빠르고 강한 직선, 레이저같은 패스를 데이비스가 받아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버팔로의 36-33 다시 리드를 되찾아 갔다.
남은시간은 13초. 짐을 싸고, 서로 인사를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
패배를 인정하고, 서로 내일을 기약하며 떠나도 이해되는 시간.
중계 카메라는 버팔로 팬들의 환호하는 모습으로 빠르게 전환됐고, KFC 할아버지 레이드의 고개 숙인 모습을 계속 보내줬다. 레이드 감독은 고개를 숙인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작전판을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캔자스시티는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캔자스시티는 다시 전진했다. 남은 시간 13초와 작전타임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전진했다.
그리고 경기종료 3초전 필드골에 도전해 볼 만한 49야드까지 전진해 필드골을 시도했고, 캔자스시티의 키커 해리슨 벗커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로 쏙 들어가면서 36-36 결국 경기는 동점으로 마무리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두팀이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겨놓고, 터치다운 3개, 필드골 2개를 합작하면서 명승부를 연출하고 승부는 연장전에서 결정짓게 됐다.
연장전에 돌입한 뒤 공격권을 갖게 된 캔자스시티는 첫 번째 공격에서 공격권을 넘겨주지 않고,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42-36 극적인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공교롭게도 디비저널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앞선 극적이었던 3경기를 모두 총 망라한 명승부가 펼쳐지면서 중계진은 물론이고, 풋볼 팬들도 역대급 경기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디비저널 라운드를 마친 NFL 플레이오프는 1월 30일 컨퍼런스 챔피언십을 통해 슈퍼볼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