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뒤 처음으로 1번 타자 선발 출전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당분간 1번 타자로 계속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김하성은 8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2 MLB 홈경기에 유격수 겸 1번 타자로 나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리는 등 5타석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이 지난해 1번 타자로 한 차례 타석에 들어선 적은 있지만 선발 출전으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김하성이 선발 1번 타자로 이날 경기에 나선 것은 전날 주릭슨 프로파의 부상 때문이다. 프로파는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 도중 수비 상황에서 C.J. 에이브럼스와 충돌했고 뇌진탕 증세를 느껴 중도에 교체됐다. 프로파는 진단 결과 뇌진탕은 물론 경추 염좌상까지 입고 조만간 부상자 명단에 오를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코칭스태프는 새로운 1번 타자로 김하성을 낙점했다. 빠른 발로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까지 가능한 김하성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난 8일까지 타율이 0.232밖에 되지 않지만 출루율이 0.321로 나쁘지 않았던 것도 김하성이 1번 타자로 낙점된 이유였다.
김하성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샘 롱의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1, 2루수 사이를 통과하는 깔끔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안타에 이어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2루타와 매니 마차도의 3점 홈런으로 단숨에 3-0으로 달아났다.
2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김하성은 5회말 바뀐 투수 잭 라이텔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했다. 하지만 팀이 4-1로 앞선 6회말 2사 1, 3루 상황에서 우익수 플라이에 그쳐 타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김하성은 8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때리며 멀티 안타와 3출루를 기록, 1번 타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샌디에이고의 완승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6회초 2사후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땅볼 타구 때 송구 실책을 기록한 것. 비록 김하성의 실책으로 공식 기록됐지만 1루수 에릭 호스머가 다소 어설프게 잡으려고 했던 것이 더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 수비 말고는 유격수로서 완벽한 실력을 선보였다. 8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윌머 프로레스의 땅볼 타구를 6-4-3으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로 엮어냈고 다린 러프의 타구 역시 깔끔하게 처리했다.
샌디에이고는 1회말 김하성을 시작으로 연속 3안타로 뽑은 3점을 발판으로 샌프란시스코에 6-3으로 이겼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은 선발 전원 탈삼진 기록을 세우는 등 6이닝 피안타 3개, 탈삼진 11개로 1실점 호투,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