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공수주 3박자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젠 당당한 전력의 핵심이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복귀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이젠 조급해할 이유가 없다.
김하성은 29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2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유격수 겸 8번 타자로 출전, 시즌 6호 홈런을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비롯해 매니 마차도, 루크 보이트, 에릭 호스머, 호르헤 알파로의 홈런을 때리며 10-1 대승을 거뒀다.
김하성은 MLB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샌디에이고가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하성은 2구째를 받아쳐 좌중간을 넘어가는 홈런을 만들어냈다. 2회말 이닝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하성의 홈런은 심리적으로 샌디에이고가 우위를 점하는데 결정적이었다.
김하성의 진가는 5회초와 5회말에 빛났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루이스 아라에즈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게리 산체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산체스의 파울 플라이를 아웃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뒤 나온 볼넷이었기에 스넬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4-1, 3점차밖에 나지 않았기에 큰 것 하나면 미네소타쪽으로 급격하게 경기가 기울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미겔 사노의 헛스윙 삼진으로 1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김하성의 호수비가 5회초를 끝냈다. 길베르토 셀레스티노의 타구가 김하성에게 걸렸고 6-4-3으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가 됐다. 3루 방향으로 달려가면서 잡은 타구였기에 송구가 어려울 수 있었지만 김하성은 안정적으로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공을 건네는 호수비를 펼쳤다.
공교롭게도 5회말 선두타자는 호수비를 펼친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곧바로 라이언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트렌트 그리샴이 스리번트 아웃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 했지만 주릭슨 프로파의 타석 때 시즌 6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85⅔이닝 동안 5개의 도루만 허용한 라이언을 상대로 2루를 훔친 것이 샌디에이고의 공격력을 불을 지폈다. 결국 마차도의 투런 홈런이 나오면서 6-1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이후 당황한 라이언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보이트의 적시 2루타에 이어 알파로의 스리런 홈런까지 나오면서 5회말에만 6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샌디에이고가 5회에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김하성의 호수비와 타격, 주루 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김하성은 7월 한달에만 20안타를 몰아쳤다. 지난달에도 22안타를 기록했지만 이달에 올스타전 브레이크 때문에 닷새의 휴식기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김하성의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7월 월간타율도 0.313에 달해 월간타율 첫 3할도 눈앞이다.
여기에 유격수로서 수비까지 뛰어나니 팀 전력에 절대적이다. 8월 트레이드 마감기한을 앞두고 후안 소토 영입설이 나오는 가운데 트레이드 카드로 김하성 대신 C.J. 에이브럼스가 거론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에이브럼스는 지난 23일 이후 경기 출전이 없다. 김하성의 가치가 대체불가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젠 타티스 주니어가 돌아와도 김하성은 불안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