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회사들이 유럽 축구 구단을 저평가된 자산으로 바라보고 인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의 투자회사 레드버그 캐피털 파트너스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AC밀란은 12억유로에 인수했다.
일반적으로 유럽 축구 구단들은 대부분 러시아와 중동의 부호들이 인수됐다. 글레이저 가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미국 자본이 유럽 축구 구단을 인수한 사례는 많지 않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유럽 축구 구단을 저평가된 자산으로 보고 인수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스포츠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 자본이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이애미에 본사가 있는 777 파트너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를 인수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도 미국 투자회사 엘드릿지의 최고경영자(CEO)인 토드 보엘리와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첼시를 42억5000만파운드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트위터에 뜬금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들인다”고 썼다. 이에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맨유 주가가 7% 오르기도 했다.
WSJ는 미국 자본의 관심에 대해 “유럽 축구가 ‘미국화(Americanized)’ 될 수 있다는 장기적인 믿음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축구는 미국 프로미식축구(NFL)에 비하면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2019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한 경기에 2500만달러를 벌었지만 NFL은 한 경기에 6000만달러를 수입을 얻었다.
새롭게 구단주가 된 미국 투자회사들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진입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AC밀란은 엘리엇이 소유하던 시절 11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를 미국식 재무 관리의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드버그 캐피털이 소유한 툴루즈도 최근 프랑스 1부 리그로 승격했다.
그러나 WSJ은 축구 스타 선수들의 몸값은 천문학적인 데다, 새로운 국제적인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유럽 축구 중계권 시장 역시 소강 상태를 비오고 있다. 애플, 디즈니, 아마존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거대 기업들이 중계권을 노리고 있지만, 최근 이들도 중계권 확보 비용을 줄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각국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들이 모인 유럽슈퍼리그 창설이 추진됐으나 무산된 것도 아직 재정적인 성공을 거두긴 어려워 보이는 요인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