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야수 동반 출전 기록을 써낸 김하성(28)과 최지만(32·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나란히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김하성과 최지만의 활약에도 샌디에이고는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김하성과 최지만은 4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의 경기 선발 라인업에 각각 1번 타자 2루수,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인 야수가 같은 팀에서 동반 선발 출전하는 것은 최지만과 김하성이 역대 두 번째 사례다.
샌디에이고로 이적하기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었던 최지만은 4월 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배지환과 함께 선발 출전해 역대 최초 메이저리그 경기 한국인 야수 동반 선발 출전 기록을 써냈다.
최지만과 배지환은 4월 5차례 동반 선발 출전했지만, 이후에는 둘이 부상으로 엇갈려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2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돼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게 된 최지만이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면서 약 4개월 만에 빅리그 경기 선발 라인업에 한국인 2명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하성은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특히 1회와 3회 연달아 2루를 훔치며 시즌 도루 개수를 24개로 늘린 김하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새로 썼다.
추신수(현 SSG 랜더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뛰던 2010년 작성한 종전 기록 22도루를 넘어섰다.
김하성은 시즌 타율을 0.284에서 0.287(349타수 100안타)로 끌어올렸다.
이날 선발 출전으로 샌디에이고 데뷔전을 치른 최지만은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지만, 1타수 무안타 2볼넷 2득점으로 타선에 힘을 더했다.
최지만의 시즌 타율은 0.203(74타수 15안타)이 됐다.
김하성은 1회말 첫 타석부터 안타를 날렸다. 다저스 신인 선발 투수 보비 밀러의 4구째 바깥쪽 낮은 커브를 밀어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후안 소토가 루킹 삼진을 당했다.
김하성은 소토가 삼진을 당하는 순간 2루로 내달렸고, 몸을 돌리면서 태그를 피해 2루를 터치했다. 심판의 세이프 판정에 다저스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결과도 세이프로 나타났다.
매니 마차도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김하성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최지만은 2회말 무사 2, 3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섰다. 이적 후 첫 타석에서 최지만은 밀러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높은 싱커에 헛스윙을 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이번에는 밀러의 가운데로 몰린 싱커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타티스 주니어가 2루 뜬공으로 물러난 후 김하성은 소토 타석에서 또 2루를 훔쳤다. 시즌 24호 도루.
김하성은 또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최지만의 두 번째 타석은 샌디에이고가 0-1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1루 상황에 돌아왔다. 최지만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최지만은 루이스 캄푸사노의 우전 적시타 때 2루로 나아갔고, 트렌트 그리샴의 2루 땅볼 때 3루를 밟았다.
이어진 김하성 타석 때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가 패스트볼을 저질렀다. 김하성이 3루에 있던 최지만에게 홈으로 뛰어오라는 신호를 보냈고, 최지만은 전력질주해 홈으로 슬라이딩했다. 최지만의 득점으로 샌디에이고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하성은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다저스 2루수 무키 베츠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최지만은 6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좌완 불펜 투수 알렉스 베시아를 상대해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타자 캄푸사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2루로 나아간 최지만은 그리샴의 우중간 안타 때 또 득점을 올렸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나선 김하성은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최지만은 8회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최지만 타석에 돌아오자 샌디에이고 벤치는 개럿 쿠퍼를 대타로 내세웠다.
김하성은 이후 2사 1루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타티스 주니어가 우익수 뜬공을 쳐 더 이상 진루하지 못했다.
김하성과 최지만이 제 몫을 했음에도 샌디에이고는 불펜이 무너지면서 다저스에 5-10으로 졌다.
4회와 6회 최지만이 연이어 득점해 3-1로 앞선 샌디에이고는 7회초 2-3으로 추격당한 뒤 8회초 불펜진이 흔들려 대거 5점을 내줬다.
8회초 2사 1, 2루에서 데이비드 페랄타의 좌전 적시 2루타로 균형을 맞춘 다저스는 제이슨 헤이워드의 고의4구로 이어간 만루 찬스에서 크리스 테일러, J.D.마르티네스가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5-3으로 앞섰다.
이어 아메드 로사리오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7-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8회말 그리샴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샌디에이고는 9회초 스콧 버로우가 무너지면서 3점을 또 내줬다. 9회초 무사 1, 2루에서 윌 스미스의 중전 적시 2루타와 데이비드 페랄타의 희생플라이가 연달아 나와 2점을 더한 다저스는 2사 3루에서 테일러가 중전 적시타를 쳐 10-4까지 달아났다.
샌디에이고는 9회말 소토의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선발로 나선 다르빗슈 유는 7이닝 5피안타(1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 방화로 인해 승리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