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손흥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휴가 사진만 올렸다.
손흥민은 17일 자신의 SNS에 시즌을 마치고 휴가 중인 사진을 공개했다. 손흥민이 아닌 가족 또는 측근이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물에서 손흥민은 반팔티에 반바지 차임으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테라스를 응시하고 서 있다.
손흥민 대신 글을 올린 이는 “쇼룸으로 바캉스 오신 이분 테라스 밖에 블루베리가 많이 익었다고 하니 궁금했나 보셔요. 점심식사하며 이런저런 일 얘기도 하고 수다 떠는 일상들 이게 행복이지 머”라고 적었다.
앞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는 미드필더 벤탄쿠르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며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동양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자신의 SNS에 “쏘니!(손흥민의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냐”라고 사과글을 올렸다.
하지만 24시간 뒤 사라지는 게시물을 올려 오히려 팬들의 분노를 샀다.
손흥민과 벤탄쿠르의 소속팀인 토트넘 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SNS에 자신의 심경을 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측근이 인종차별 논란과 무관한 휴가 중인 사진만 올려놓은 것이다.
토트넘에서 시즌을 마친 뒤 태극마크를 달고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까지 모두 소화한 손흥민은 국내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손흥민은 내달 말 방한하는 토트넘에 합류해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나설 예정이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판받는 벤탄쿠르도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은 7월31일 K리그 올스타격인 ‘팀 K리그’, 8월2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차례로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