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클링 히트에 홈런만 모자랐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안타 3개를 몰아쳤다.
이정후는 9일 오라클파크에서 벌어진 2025 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 신시내티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마감했던 이정후는 이날 다시 3안타를 몰아쳤다.
지난 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4타수 3안타)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한 경기 3안타를 날린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300에서 0.333(45타수 15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올 시즌 4번째 멀티히트를 써냈다.
이정후는 안타와 2루타, 3루타를 때려냈으나 홈런을 치지 못해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 달성을 놓쳤다.
MLB에서 한국 선수가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한 것은 2015년 추신수가 유일하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장타로 포문을 열었다.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신시내티 우완 선발 투수 닉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우측선상 바로 안쪽에 떨어지는 3루타를 작렬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마르티네스의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장타로 연결했다.
타구가 우측 외야 깊숙한 곳에 떨어지자 이정후는 거침없이 내달려 3루까지 나아갔다. 2024시즌 MLB에 데뷔한 이정후의 첫 3루타였다.
이정후는 이후 엘리어트 라모스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쇄도했으나 아웃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가 1-6으로 뒤진 6회에도 이정후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이번에도 마르티네스의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2루타 때 3루까지 나아간 이정후는 마르티네스의 폭투를 틈 타 홈을 밟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윌머 플로레스의 우전 적시타와 패트릭 베일리의 적시 3루타,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우전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면서 5-6으로 따라붙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멈출 줄을 몰랐다.
7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신시내티 우완 불펜 투수 스콧 버로우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터뜨렸다.
초구 볼을 골라낸 이정후는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들어오는 스위퍼를 노려쳐 장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을 추가하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플로레스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6-6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정후는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지 못했다. 외야 좌중간에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신시내티 좌익수 윌 벤슨이 몸을 던져 잡아냈다.
0-5로 끌려가다 동점까지 따라붙은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0회말 승부치기에서 야스트렘스키가 끝내기 홈런을 작렬해 8-6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