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가 운영하는 일기 예보가 태풍 예보는 물론 일상적 일기 예보에서 전 세계 모든 예보를 능가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변수가 너무 많은 일기예보에서 장기 예측은 불가능한 일로 간주돼 왔다. 1960년대부터 최대 2주가 예보할 수 있는 한계로 여겨져 2주 이상의 예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2000년대 초까지 믿을만한 예보는 1주일 이내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일기예보 인공지능 젠캐스트(GenCast)가 15일 예측에서 탁월한 신뢰도와 신속한 예측 속도를 이뤄냈다.
딥마인드는 네이처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젠캐스트가 인명과 재산을 구하는 폭풍 경로 예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예보를 능가했다고 밝혔다.
케리 에마뉘엘 미 MIT대 교수 등 전문가 6명이 지난 2019년 일기 예보를 10일에서 15일로 늘리면 “사회경제적 이익이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딥마인드 선임연구원으로 논문 제1저자인 일란 프라이스는 새 인공지능이 기존 방식보다 속도가 빠르며 “더 정확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레미 람 수석과학자는 젠캐스트가 엄청나게 빨리 발전해 “1년 만에 10년에 달하는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세계 최고 예보 기관은 중기 일기 예보 유럽 센터( European Center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다.
딥마인드는 젠캐스트와 유럽 센터의 앙상블 예보 시스템(Ensemble Prediction System)을 비교했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전 세계의 풍속, 기온 등 대기 변수 1320 가지에 대한 15일 예측 결과를 앙상블 예보 시스템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젠캐스트가 97.2%의 시간 동안 앙상블 예보 시스템을 앞섰다.
젠캐스트는 건물 크기의 수퍼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존 예보 방식과 달리 소형 컴퓨터에서 작동하며 과거의 일기 변화 패턴을 학습해 예보한다.
딥마인드는 유럽 센터가 수집한, 1979년~2018년 40년에 걸친 날씨 데이터를 젠캐스트가 학습하게 한 뒤 2019년의 일기를 예보하게 했다.
인간처럼 학습하는 젠캐스트가 날씨 데이터를 분석한 뒤 새롭고 독창적인 예보를 제시했다.
딥마인드의 램 박사는 젠캐스트가 사실과 편견 및 오류가 혼재된 인터넷을 학습하지 않고 실제 자연 현상 데이터로 학습했음을 강조했다.
젠캐스트의 예보 방식은 모든 휴대폰 예보 앱과 마찬가지로 확률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특정일, 특정 지역에 강수 확률이 몇 %라는 식이다.
젠캐스트는 통상 50 가지 이상의 예보를 종합해 확률을 산출한다.
슈퍼컴퓨터로 몇 시간이 걸리는 15일 예보를 젠캐스트는 몇 분 안에 제시한다. 이처럼 예보 시간이 짧아지면 급변하는 일기 상황을 예보하는데 이점이 많아진다.
젠케스트는 허리케인 경로 예측도 뛰어나 유럽 센터의 예보를 항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딥마인드 연구진의 논문에는 젠캐스트가 허리케인의 강도 예측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 논문 주저자 프라이스 박사는 허리케인 풍속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탓이라고 밝히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마뉘엘 MIT대 교수는 젠캐스트가 기존의 예보 프로그램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두 방식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딥마인드 연구팀은 젠캐스트 프로그램을 공개해 예보 전문가들이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구글의 어스 엔진(Earth Engine)과 빅 쿼리(Big Query)에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