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부터 플로리다까지 여성들, 같은 부부의 자녀 임신…경찰, 아동 학대 수사 착수
캘리포니아 아케디아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미국 전역에서 21명의 여성들을 고용해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시도하고, 이들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을 한 집에 모아 키운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KTLA 보도에 따르면, 이 부부는 ‘마크 서러거시(Mark Surrogacy)’라는 대리모 중개 회사를 통해 텍사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LA카운티 등지의 여성들과 개별 계약을 체결했다. 대리모들은 자신이 계약한 부부가 한 가정의 자녀를 원하는 줄로만 알았지만, 나중에 같은 부부를 위한 대리모였고, 일부는 동시 임신 상태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 가운데 한 대리모인 텍사스 출신 27세 여성 케일라는 KTLA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가족을 돕는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낳은 아이가 곧바로 위탁가정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케일라는 지난 3월 13일 아이를 출산했으며, IVF 시술을 통해 해당 부부와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 5월 초. 아케디아의 한 주택에서 생후 두 달 된 아기가 머리 외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면서 경찰이 아동 학대 수사에 나섰다. 이후 경찰은 이 주택에 거주하는 실비아 장(38)과 궈쥔 쉬안(65)을 중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부부는 이후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LA카운티 아동가정복지국은 이들의 보호 아래 있던 총 21명의 아동을 격리 조치했다.
이 아기들은 모두 출생신고서상 실비아 장이 ‘법적 모’로 등재되어 있었으며, 연령대는 생후 2개월에서 13세까지로 대부분은 영아였다. 경찰은 “이들 아동은 한 장소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돼 있었으며, 일부는 당시 보육을 받던 다른 거주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후 KTLA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LA카운티 등에서 각각 이 부부의 대리모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 5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한 여성은 올해 6월 플로리다에서 출산했으나 아이는 사산됐고, 또 다른 여성은 현재 임신 26주 상태로 마크 서러거시와 계약된 상태라고 밝혔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실비아 장은 모든 논란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곧 바로잡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주택 내에서 복수의 보모들이 아기를 방임하거나 학대한 정황도 포착했으며, 이 사건 전반을 LA카운티 지방검찰청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내 상업적 대리모 계약은 주마다 법적 조건이 다르며, 캘리포니아는 대리모 산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대리모 한 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평균 12만18만 달러로 추산된다. 이 금액에는 대리모 보상금, 의료비, 법률 수수료, 중개업체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대리모 개인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3만6만 달러 수준이며, 경험자일 경우 더 높은 금액을 받는 경우도 많다.
대리모 계약은 일반적으로 체외수정(IVF)을 통한 배아 이식으로 진행되며, 출산 후 아이의 친권을 법적으로 넘기기 위해 변호사를 통한 절차가 필수적이다.
전문 중개업체 없이 비공식적으로 계약하거나, 다수의 대리모를 동시에 고용할 경우 이번 사건과 같은 법적 분쟁 및 아동 복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