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보험국(CDI)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산정할 때 보험회사가 운전자의 결혼 여부를 요율 결정 요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자동차 보험료를 가족관계가 아닌 실제 운전 위험을 중심으로 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리카르도 라라 캘리포니아 보험국장은 “자동차 보험료는 어떻게 운전하는지를 기준으로 해야지, 결혼했는지를 기준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현행 제도를 손질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민발의안 103에 따라 안전운전 기록과 연간 주행거리, 운전경력이 자동차 보험료를 결정하는 핵심 의무 기준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보험국은 1996년부터 보험사가 결혼 여부를 추가적인 요율 산정 요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왔다.
이에 따라 나이와 운전경력, 사고기록 등이 비슷하더라도 미혼이나 이혼, 사별한 운전자가 기혼 운전자보다 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LA타임스가 인용한 소비자단체의 2025년 주요 보험사 견적 비교에서는 일부 보험사의 경우 미혼·이혼·사별 운전자의 6개월 보험료가 기혼 운전자보다 최대 108달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국은 결혼 여부와 사고 위험 사이에 통계적인 연관성이 나타날 수 있더라도 소득이나 교육, 직업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결혼 여부 자체를 보험료 차등의 근거로 계속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새 규정이 확정되면 보험료 산정의 무게 중심은 안전운전 기록과 주행거리, 운전경력 등 실제 운전과 관련된 요소에 더욱 집중된다.
다만 결혼 여부가 빠진다고 해서 미혼 운전자의 보험료가 일제히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보험료에는 사고 및 교통위반 기록, 연간 주행거리, 운전경력 등 여러 요인이 함께 반영되고 보험회사마다 현재 결혼 여부를 반영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일부 기혼 운전자의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사가 결혼 여부를 제외한 새로운 요율 체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운전자별 보험료가 다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가 새로운 기준에 맞춰 요율이나 등급 체계를 변경하려면 보험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보험국의 계획대로 규정 변경이 진행될 경우 앞으로 제출되는 새로운 보험 요율 계획에서는 결혼 여부를 산정 요소로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고, 기존 보험사들도 이를 제외한 새로운 요율 체계로 전환하게 된다.
이번 개정은 지난 7월 캘리포니아 제1항소법원이 주민발의안 103에 따라 보험국장이 자동차 보험의 추가적인 요율 산정 요소를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추진됐다.
결국 운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 규정 시행 이후 갱신되는 보험료다. 같은 차량과 비슷한 운전기록을 유지하더라도 보험사가 새로운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서 현재와 다른 보험료가 제시될 수 있다.
따라서 갱신 통지서를 받으면 기존 보험료와 새 보험료를 비교하고, 다른 보험사의 견적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유리하다.
30년 동안 자동차 보험료 계산에 사용됐던 ‘결혼 여부’가 퇴출 수순에 들어가면서 캘리포니아 자동차 보험 시장의 요율 산정 방식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