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고군분투해온 미 의료진이 ‘독감의 계절’을 앞두고 한층 긴장하고 있다. 의료 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건 래니 브라운 공중보건대 부학과장은 22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몹시 바쁜 겨울을 앞두고 우리는 스스로 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8월 말 하루 최대 19만6800여 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을 받는 등 재확산이 정점에 이르렀었다.
9월로 넘어온 현재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독감 발병이 본격화하는 가을과 겨울 의료 시스템 운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 열대의학 학과장은 “코로나19만큼은 아니지만 독감도 여전히 치명적”이라며 “매해 미국인 1만2000~5만 명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는다”라고 했다.
지난해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는 독감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해보다 낮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런 추세가 이번에도 유지될지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래니 부학과장은 “지난해 독감 발병률이 매우 낮았던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한다”라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채택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정점 시기의 봉쇄 정책이 대부분 해제되고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일시적인 독감 발병률 감소 경향이 이번 독감 시즌에도 유지될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올해 독감이 활발하게 확산한다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미 지친 의료진과 시스템에 부담이 되리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의료진 부담을 낮출 수 있으리라고 보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전 국민 대비 54.8%에 불과하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모두 제공하는 의료 센터 상당수가 당일 다른 백신도 접종하도록 독려 중이다.
로버트 홉킨스 아칸소 의과대 내과학장은 “누군가 독감 백신을 맞으러 왔는데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우리는 둘 다 맞도록 독려할 수 있다”라고 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324만6700여 명, 누적 사망자는 69만69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