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휴가철이 지난 후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워싱턴DC와 뉴욕 등 도시 지역을 비롯해 플로리다 등 휴가지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 통계를 토대로 전날인 2일 기준 코로나19 7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치가 40만3300여 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유입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일일 평균 확진자 수를 40만5400여 명으로 집계했다. 특히 해당 통계에 따르면 연말 휴가 시즌 막바지였던 12월30일에는 하루 동안 무려 58만50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권이자 연말 인기 여행지인 뉴욕에서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에 따르면 지난 1일 뉴욕 주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5400여 명으로, 코로나19 미국 유입 이래 최다치를 기록했다.
역시 연말 인기 여행지인 플로리다에서도 확진 사례가 치솟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월31일 기준 플로리다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5000여 명으로 역시 역대 최다였다. NYT는 14일 평균치 기준 플로리다 신규 확진자 수가 이전 대비 7.6배라고 분석했으며, CNN은 9.4배라고 평가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CNN에 다르면 DC 보건국은 지난 12월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나흘 동안 920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고했는데, 이로써 DC 내 누적 확진자는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겼다.
아울러 AP와 CNN 등에 따르면 의회 주치의실은 의회 내 코로나19 검사 7일 평균 양성률이 기존 1% 미만에서 13% 이상으로 상승했다며 최대한 원격 근무를 하고 KN95 내지 N95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병원 입원 환자 수도 늘고 있다. 이날 미국 언론들은 보건복지부(HHS) 데이터를 인용,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10만 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는 약 1년 전 겨울 입원자 수가 14만 명을 넘겼었다.
주요 도시와 관광지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느는 가운데 확산 예방을 위한 조치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전날인 2일 투표를 통해 백악관 브리핑실 출입 규모를 당분간 14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오는 4일부터 주내 코로나19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검사소 6곳을 추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호컬 주지사는 “주 전역에 검사소를 설치해 뉴요커가 더 쉽고 편하게 검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CNN에 따르면 애틀랜타와 미시간, 오하이오, 뉴저지, 위스콘신, 메릴랜드 등지 일부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거나 개학을 미루기로 했다. 워싱턴DC는 학생들에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욕시의 경우 새로 취임한 에릭 애덤스 시장이 학교 개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는 학교 건물이고, 우리는 계속 학교를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모든 주 정부 건물 출입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주 소속 노동자에 부스터 샷 접종을 위한 2시간 유급 휴무를 제공하기로 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해 말 코로나19에 돌파 감염됐다.
휴가철 직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돌파 감염 사례가 잦은 오미크론 대응 등을 위해 부스터 샷 접종을 적극 장려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화이자 부스터 샷 접종 대상을 12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스터 샷 접종 간격도 기존 백신 접종 완료 6개월 경과에서 5개월 경과로 1개월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면역 체계에 문제가 있는 일부 5~11세 아동에도 부스터 샷을 승인키로 했다고 FDA은 밝혔다.
일각에서는 현재 확산세가 향후 더 심화할 가능성에 주목 중이다. 특히 연말 휴가 기간 검사 지연으로 실제 확진 사례보다 보고된 숫자가 적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호컬 뉴욕주지사는 “내일은 (확진) 숫자가 아마 훨씬 높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