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해 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오는 12월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22일 밝혔다.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는 12월 NIAID 소장 및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제 분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남아있는 한 경력의 다음 장을 추구할 계획”이라며 은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오는 12월 82세가 되는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상태”에 도달하면 공적 역할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몇달 동안 말해왔다.
파우치는 1984년 NIAID 소장으로 취임해 38년째 재임하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모두 7명의 대통령에게 의료 자문을 해왔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등 공중보건 위기에 대한 정부 대응을 주도해왔다.
그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만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한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때는 팬데믹 대처법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고하려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대통령과 각을 세웠고, 파우치 소장과 그 가족들에게 살해 위협이 제기돼 경호 요원들이 배치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 일에 대한 파우치 소장의 헌신은 확고하며 비할 데 없는 정신, 에너지, 과학적 무결성으로 이를 수행한다”며 “물러난 이후에도 파우치 소장의 전문성을 통해 미국 국민과 전 세계가 계속해서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