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반란을 시도했던 용병단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와 타스통신, NBC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서북부 트베리 지역에서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는데, 탑승객 명단에 프리고진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는 민항기 엠브라에르로, 당시 총 10명이 탑승했다고 한다. 3명이 승무원이고 7명이 승객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이번 항공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항공교통국(FATA)은 “트베리 지역에서 발생한 엠브라에르 항공기 추락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승객 명단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라는 이름이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도 성명을 내고 “조국의 진정한 애국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반역하는 자들의 행동에 의해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 Russian air defences caught on camera shooting down private jet belonging to Wagner Leader Yevgeny Prigozhin over Tver region.
Pretty clear message from Putin. pic.twitter.com/DAOcz16yr4
— Concerned Citizen (@BGatesIsaPyscho) August 23, 2023
사고기는 추락 당시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현재 온라인에는 사고기로 추정되는 항공 물체가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무장반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반란은 이틀 만에 벨라루스의 중재로 끝났다.
프리고진은 이후 측근들과 함께 벨라루스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에 대한 신변 우려는 계속됐다. 과거 푸틴 대통령 정적들의 석연찮은 사망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 21일에는 그간 소재가 불분명하던 프리고진이 사막에서 총을 들고 있는 동영상이 공개됐는데, 이를 근거로 그의 아프리카 체류설이 돌기도 했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실관계는 모르지만, (사망했더라도) 놀랍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가 아닌 일은 많지 않다”라고 했다. 다만 “정답을 말하기에는 충분히 알지 못한다”라며 푸틴 대통령을 배후로 확정짓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