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선제 타격함으로써 전쟁을 확대하지 않도록 만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일부 강경파들이 헤즈볼라를 공격하려 한다고 우려한다.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에 남쪽에서 하마스와 전쟁하는 동시에 북쪽의 보다 강력한 헤즈볼라와 전쟁하는 것이 힘든 일임을 설득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공격해 전쟁이 확대되면 미국과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도 전쟁이 끌려들어갈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헤즈볼라측에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동 지역의 미 외교관들이 카타르와 중국 등 각국 정부들에게 헤즈볼라와 이란에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공격을 승인할 것을 우려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승인하기를 거부한 뒤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이 과잉 대응하는 경우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공격으로 헤즈볼라가 전쟁에 개입하는 경우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주 이스라엘에 헤즈볼라가 개입할 빌미를 주지 않도록 헤즈볼라 및 가자에 대한 대응을 신중히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이스라엘 방문과 이번 주 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문에서도 이 점이 강조됐다.
두 사람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전시 내각과 만남에서 자극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우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 가운데 요아브 갈란드 국방장관이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가장 강경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 16일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주 헤즈볼라 선제공격을 제안했으나 내각의 다른 사람들에 의해 거부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갈란트 장관이 포함된 이스라엘 전시 내각과 만난 자리에서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벌일 경우 발생할 결과들에 대해 어려운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위험성을 강조했다고 당국자들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이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과 끝이 없는 전쟁을 벌인 사례도 거론하면서 이스라엘이 전철을 밟지 말라고 권고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과 일부 고위 군장교들의 헤즈볼라 공격 제안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과잉 대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언제라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헤즈볼라와 이란이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에 놀랐다고 말한다. 또 헤즈볼라 지도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피하려고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