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성 청소년들이 피임방법으로 ‘먹는 약’ 대신 ‘팔에 넣는 피임기구’를 선택하며 10대의 임신·출산 수가 줄어들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성생활 중인 10대 여성 청소년의 13%가 ‘넥스플라논’ 시술을 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0.6%만이 시술을 받은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 피임방법을 사용하는 미국의 청소년이 대폭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조이스 압마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의 사회과학자이자 CDC 보고서 저자는 “넥스플라논 시술이 10대의 임신·출산 감소에 기여했을 것”이라며 “10대 임신률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임플라논’ 으로 알려진 넥스플라논은 피하 이식형 장치다. 팔 위쪽 피부 아래에 기구를 삽입하면 합성 호르몬인 ‘프로제스틴’이 나온다. 이는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 경부의 점액을 끈끈하게 해 수정을 막는다.
넥스플라논의 피임률은 9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플라논을 이식할 때 사용하는 바늘은 일반적인 바늘보다 조금 두꺼운 수준이라 시술 시 통증이 적다. 근육이나 혈관으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제자리에 고정된다.
파울라 카스타노 콜롬비아대 교수는 “넥스플라논 시술은 자궁 내 장치(루프)보다 통증이 적다”며 “소아과 의사나 전문 간호사도 교육 받으면 할 수 있는 시술”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번 기구를 삽입하면 효과 기간인 3년 동안 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피임약보다 경제적이라고 카스타노 교수는 설명했다.
넥스플라논 시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심한 생리통·생리불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타노 교수는 “낙태가 제한된 상황에서 더 효과적인 피임방법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