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의회에서 국토안보장관 탄핵안으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의 탄핵 추진에 민주당이 엉터리라며 반발하는 형국이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9일 ‘공화당의 권력 남용’이라는 제목의 29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엉터리 탄핵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논란은 지난 28일 공화당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을 상대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마요르카스 장관의 정책 집행 미비로 남부 국경 불법 이민자가 급증했다는 취지다.
2022년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이후 국경 문제와 관련해 마요르카스 장관을 상대로 청문회 및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에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30일 국토안보위 회의에서 표결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보고서에서 “공화당은 의회의 탄핵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라며 “탄핵은 미국 헌법상 특별한 구제책으로, 정책이나 정치적 차이에 사용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화당의 탄핵 책략은 엉터리”라며 “근거 없는 조사에는 정치적 동기가 있다”라고 주장하고,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을 돕기 위해 국경에서의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현재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이민자의 피가 미국을 더럽힌다는 등 강경 발언을 하며 반(反)이민 기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아울러 공화당이 30일 국토안보위를 거쳐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부치더라도, 탄핵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탄핵 재판을 치르는 상원이 현재 민주당 다수 구도이기 때문이다.
장관을 탄핵하려면 상원 탄핵 재판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원 구도는 민주당 48석에 민주당 성향 무소속 3석, 공화당 49석으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탄핵소추안 발의에 나선 만큼 공화당은 실제 탄핵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오는 11월 대선까지 이 문제를 최대한 부각해 주요 쟁점으로 끌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