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F 워드’를 사용하며 “나쁜놈”이라고 비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미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4일자 칼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적으로 네타냐후 총리를 “나쁜 xx놈(bad f*cking guy)”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발언을 전했는데, 백악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엔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폴리티코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양측 지도자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수십년 동안 존중하는 관계”라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사적 발언’이 흘러나온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5개월째로 접어든 가자전쟁이 미 대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이나 휴전,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 등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을 여러 차례 거부해왔다. 더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중동 지역 전쟁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가 올해 대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최근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50%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대량학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공개적으로 욕설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젊은 진보층과 아랍권 유권자를 달래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미시간을 방문하기 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아랍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를 비난했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협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한 하원 민주당원은 폴리티코에 지난달 당원 만찬 자리에 있던 일을 소개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전쟁은 지금 끝나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비비(네타냐후 총리 별명)에 맞서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