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정돼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재판 선고가 대선 이후로 연기됐다.
이미 해당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후보는 최악의 경우 11월 대선 전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사법리스크를 대폭 해소한 모양새다.
6일 AP통신, CNN에 따르면 후안 머천 맨해튼형사법원 판사는 이날 트럼프 후보의 성추문 입막음 관련 부정지출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오는 11월26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유죄평결을 받고 형량 선고를 기다리고 있던 트럼프 후보에겐 몹시 반가운 소식이다.
법원은 당초 이달 16일 대법원의 전직 대통령 면책 결정이 트럼프 후보의 유죄 평결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결정하고, 이틀 뒤인 18일 선고에 나설 예정이었다.
트럼프 후보는 유죄평결 이후 거듭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하는 한편, 법원 이관 신청을 하는 등 혹여 대선 전 형사처벌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마침내 법원은 이번 판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대선 일주일 후인 11월12일 대법원 면책특권 결정과 트럼프 후보의 유죄 평결간 관련성을 판단하고 같은달 말 판결에 나서기로 했다.
머천 판사는 “필요하다면 이의제기에 대한 결정과 재판 선고를 연기하는 것이 법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정이나 선고를 내린다는 암시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을 앞두고 유일하게 재판이 진행된 이번 사건마저 판결 선고가 미뤄지면서, 트럼프 후보는 형사처벌 우려 없이 남은기간 대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소송 기간과 연기를 주장해온 트럼프 후보 변호인단은 이번 결정에 기뻐하고 있다고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나아가 스티븐 청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은 “맨해튼 검찰의 선거개입, 마녀사냥에 대해 선고가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 추문이 폭로되는 걸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통해 13만 달러(약 1억7700만원)를 입막음 비용으로 지불한 뒤, 회계 장부에 법인 비용으로 34차례 허위 기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배심원단은 지난 5월30일 34개 혐의 전부 만장일치 유죄 평결했다.
트럼프 후보는 혐의를 전부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면책 특권 판결을 인용해 유죄 평결은 무효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