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두 번째 암살 시도에 노출되면서, 그 용의자의 정체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CBS와 CNN 등 보도를 종합하면 용의자는 58세 백인 남성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다. 아직 경찰 당국이 공식적으로 그의 신원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각종 언론은 여러 경로로 그의 이름을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우스의 최신 주소지는 하와이지만, 그는 대부분의 삶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보냈다. 노스캐롤라이나 농업기술 주립대를 1998년 졸업했다고 한다. 하와이에서는 호놀룰루에서 사업을 했다고 알려졌다.
과거 범죄 전력도 눈길을 끈다. 1990년대부터 그는 부도수표 작성 등 크고 작은 범죄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2002년에는 중범죄인 대규모 파괴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는데, 당시 소지한 무기는 자동기관총이었다.
이밖에 뺑소니를 비롯해 체포 과정에서의 저항, 무기 은닉 등 위반 혐의로 여러 차례 법적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CBS는 전했다. NBC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만 그를 상대로 100건 이상의 범죄 혐의가 기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후보가 현재 공화당 대선 주자로 뛰고 있는 만큼, 라우스의 정치적 성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도에 따르면 라우스는 올해 대선 과정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민주당 경선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당 소속으로 투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5일 ‘슈퍼 화요일’에 치러진 노스캐롤라이나 경선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당원이 아닌 사람도 투표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형태였다.
X(구 트위터)에서는 과거 트럼프 후보 투표를 시사했다고 한다. “당신은 2106(2016을 잘못 쓴 것으로 추정)년에는 나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엄청나게 실망했고 당신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쓴 것이다.
그는 같은 글에서 “당신이 사라진다면 나는 기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글은 2020년 1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지난 7월13일 트럼프 후보 총기 피격과 관련해서도 여러 건의 글을 SNS에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는 이와 함께 라우스가 친(親)우크라이나 관점을 SNS에 다수 게재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열성적으로 주장했으며, 나아가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참전 의사까지 드러냈던 것으로 CBS는 보도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X에 “당신의 아이와 가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는 하와이에서 우크라이나로 간다. 당신을 위해 가서 죽을 것”이라고 글을 쓰고, 링크트인에는 키이우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2022년 뉴스위크 루마니아와 언론 인터뷰도 했는데, 참전하고 싶지만 나이와 군사 경험 부재로 자신은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대신 ‘플랜 B’로 타인의 참전을 홍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CNN에 따르면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지정학과 관련해 자가 출판도 했는데, 해당 저서에서 트럼프 후보를 “얼간이(idiot)”, “광대(buffoon)”, “바보(fool)” 등으로 묘사했다. 이란 핵합의(JCPOA) 파기를 실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북한과 대만, 베네수엘라도 저서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상황을 언급하고, 아프간 출신 난민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저서에 담겼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 타임지에 따르면 그는 탈레반으로부터 도망친 아프간 용병을 고용해 우크라이나에 참전시키려는 시도도 했다. 우크라이나 용병부대 측은 CNN에 라우스가 실제 여러 차례 온라인으로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다만 올렉산드르 샤구리 우크라이나 육군 외국인조정부 당국자는 라우스의 생각이 “망상적”이라며 “우리는 답하지 않았다. 답할 것도 없었다. 그는 부대의 일원이었던 적이 없으며 어떤 방식으로도 우리와 협력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라우스는 이 밖에도 2020년 자신 X 계정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휴가차 하와이로 초청한다며 자신이 미국과 북한 간 분쟁을 해결할 대사이자 연락 담당자가 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