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체포 및 추방 속도를 높이라며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백악관은 수천 명의 이민자를 체포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ICE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6일 CNN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ICE의 단속 실적을 두고 강한 질책이 나왔다.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 스티븐 밀러, 국경 책임자 톰 호만,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ICE의 단속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그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목표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ICE 체포 규모 확대… 그러나 백악관 불만 여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ICE는 9천 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했다. 이는 이전 행정부보다 높은 수치이지만, 백악관은 “더 많은 체포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현재까지 461명의 이민자가 풀려났다”며 “이는 수용 공간 부족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악관 내부에서는 ICE가 더 공격적으로 단속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CE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ICE 요원들에게도 극심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현장 요원들에게 단속 목표치가 제시되었으며, 스티븐 밀러는 ICE의 목표량을 “최소 기준(floor), 결코 한계(ceiling)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 시설 부족 문제… 관타나모 기지까지 동원
체포된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ICE의 수용 시설은 이미 한계를 넘었다. ICE는 원래 4만 개의 수용 공간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현재 4만2천 명 이상이 수용되면서 수용율이 108%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수용소 확충에 나섰다.

백악관은 이미 관타나모 기지(Guantanamo Bay)를 동원해 이민자를 수용하고 있으며, 추가로 콜로라도 벅클리 우주군 기지(Buckley Space Force Base), 애리조나, 캔자스, 텍사스 내 군사 시설을 임시 구금 시설로 활용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또한, 3만 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텐트 시설도 건설 중이다.
트럼프 “더 많은 체포·추방 이뤄져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ICE의 체포는 늘었어도 실제 추방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ICE 관계자들은 추방 항공편 및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며, ICE와 국토안보부(DHS)에 체포 및 추방 속도를 끌어올리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ICE 단속이 미흡할 경우, 직접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