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중국,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제기해온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데 대해 17일 중국 관영매체가 “피할 수 없는 결과”라며 반색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거짓말 공장으로 알려진 VOA가 운영을 중단한 이유’라는 내용의 사설을 통해 “이른바 자유의 등불인 VOA는 이제 자국 정부에 의해 더러운 누더기처럼 버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매체는 “1942년에 설립된 VOA는 냉전의 이념적 대립에서 최일선의 선전 도구가 됐다”며 “최근 수십 년간 이른바 자유와 민주주의를 촉진한다는 기치 아래 전 세계 40개 이상의 언어로 방송하면서 미국을 ‘도덕적 우위’로 이미지화하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그 독립성과 신뢰성은 오랫동안 의문과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며 정권 교체 운동에 가담하는 것으로 유명한 VOA는 평화로운 진화를 위해 철저하게 조작된 미국의 선전 기계로 널리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악명을 얻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중국 관련 보도에 있어 VOA는 끔찍한 실적을 지니고 있다”며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을 비방하는 것부터 남중국해 분쟁 과장, ‘대만 독립’ 세력 지원부터 홍콩 폭도들에 대한 후원, 이른바 중국 바이러스 서사를 조작부터 중국의 ‘과잉 생산’ 주장 조장까지 중국에 대한 거의 모든 악의적 허위 사실에는 VOA의 지문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고 비난했다.
매체는 “분명 VOA는 결고 공정하고 편견 없는 언론 매체가 아니라 철저히 편향된 ‘선전용 독약’이었다”며 “아마도 미국 정부는 이러한 낡고 비효율적인 기관에 막대한 국가 자금을 계속 낭비하는 것이 의미도 없고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VOA가 ‘거짓말 공장’으로 유지하던 서사적 헤게모니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며 “더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의 정보 벽을 깨고 현실 세계와 다차원적인 중국을 보기 시작하면서 VOA가 전파하는 악마화된 서사는 결국 시대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VOA는 그간 중국에 대해서도 신장위구르 지역이나 탈북자 등에 대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등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연방 정부 조직 축소를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여기에는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기능과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USAGM은 해외를 대상으로 한 매체인 VOA·자유아시아방송(RFA)·자유유럽방송(RFE) 등을 산하에 둔 독립 정부 기관으로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관련 매체들이 폐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