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장 분위기 피해 떠나는 미국인 많은데 누가 갈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취한 국경 통제와 관세 부과, 동맹국 위협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갈수록 많은 미국 방문객들이 환영받지 못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일부 외국 당국자들은 무역 전쟁을 벌이고 동맹국들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나라의 경제에 기여하기를 꺼린다.
그럼에도 미 정부는 벨라루스, 캄보디아, 세인트루시아 등 최대 43개국 시민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마케팅 컨설턴트 맬러리 헨더슨(53)은 “수많은 미국인들이 미국의 긴장되고 해로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런 곳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입국 심사 때 억류가 빈발하는 지금?”이라고 말했다. 매년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온 그는 이번 부할절 보스턴의 오빠와 조카를 만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미국의 여행 산업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 강세가 지속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비자 발급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도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국 방문자수가 올해 말에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방문객의 지출 수준은 내년이 돼야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그 같은 예상조차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 방문 여행이 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5.1% 감소하며 방문객의 지출도 18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주로 캐나다 방문객 감소가 원인이다. 트럼프의 캐나다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미국에 입국한 캐나다인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줄었다.
미국 입국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영국, 독일, 캐나다 등이 미국 여행 주의보를 새롭게 발령했다. 비자 면제 대상인 이 나라 국민들도 미국에 자동 입국하지 못할 수 있으며 국경에서 억류되거나 체포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경고는 외국인 관광객과 영주권자가 미국 입국 과정에서 억류되는 사건이 빈발하면서 나온 것이다.
유럽인들은 아직 캐나다 국민들처럼 대규모 방문 취소에 나서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갈수록 올 봄과 여름 미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미 국립여행관광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유럽발 미국 입국이 14% 증가했던 지난해 2월과 달리 1% 줄었다.
노르웨이 거주 독일인 크리스토프 바르텔(28)은 올 여름 애리조나국립공원을 방문할 계획을 취소했다. 트럼프 정부가 국립공원 직원을 해고하고 환경 규제를 뒤집은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뉴욕,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인기 관광지의 소규모 여행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