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미국 항만과 항공 물류에서 중국발 상품 운송량이 급감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발 상품의 주요 입국 경로인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다음주 예정된 도착 물량이 지난해보다 1/3 줄어들 전망이다. 또 다음 달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는 운항 취소로 인해 약 20편의 빈 항해가 예상되고, 이는 25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 물량에 해당한다.
항공 화물 물량도 급격히 감소했다. 미국 항공 화물 운송업 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오는 예약이 약 30% 줄었는데 협회 측은 “많은 회원들이 중국에서 오는 주문을 중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국제상공회의소(ICC) 사무총장 존 덴튼은 “무역업체들이 미중 무역 흐름이 급격히 변화하자 관세 인하 합의에 얼마나 빨리 도달할지 기다리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125%의 관세를 매기는 등 미중 무역전쟁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절반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며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냈고, 반면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진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불확실한 무역전쟁 속 미국 수입 업체들은 높은 관세를 부담하며 중국산 제품을 사들이길 꺼리면서, 중국에서 새로운 재고를 수입하기 전 재고를 소진하려 한다. 또 세금이 면제되는 보세 창고에 보관된 재고를 활용하거나 캐나다와 같은 다른 인근 국가로 화물 운송 경로를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 아시아에서 북미로 향하는 항로의 예약 컨테이너 수는 다음 달 5일부터 4주간 40만 개가 줄어, 관세가 부과되기 전인 지난달 초와 비교해 25% 감소할 전망이다.
또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사 중 하나인 하파크로이드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예약의 약 30%가 취소됐고, 홍콩에 상장된 대만의 컨테이너 선사인 TS 라인도 최근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아시아에서 미국 서해안으로 가는 서비스 중 하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국발 상품 운송량이 급감한 틈을 타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발 상품 운송은 급격히 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 대해선 90일간 상호 관세를 유예한 만큼 관세 면제 혜택을 활용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가는 40피트 컨테이너 가격은 15% 상승한 반면, 중국과 미국 주요 노선의 가격은 27% 하락했다. 업계에선 7월 초 관세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미국으로 가는 운송 요금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