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미국이 50%의 관세를 부과하면 브라질도 똑같이 50% 관세로 보복하겠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시사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지역 레코드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브라질에 (관세) 50%를 부과하면 우리도 50%를 부과하겠다”며 “물론 우리는 미국과 협상을 시도할 것이지만 안 되면 경제 상호주의 법을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일방적인 관세 인상은 브라질의 경제 상호주의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미국과의 무역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대체 국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브라질 제품을 구매할 다른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며 “브라질의 대미 무역은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불과하다. 미국이 없다고 생존할 수 없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10일 현지 언론 조르나우 다 헤코르드와의 인터뷰에서 WTO에 제소한 뒤 미국이 예고한 대로 8월 1일 관세를 부과하면 브라질도 같은 날부터 상응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브라질의 두 번째 교역 대상국으로 브라질은 커피, 설탕, 소고기, 오렌지 주스 등 주요 농산물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하면 브라질 GDP의 1%에 해당하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50% 관세가 적용되면 브라질의 대미 수출은 6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브라질에 50%의 관세율을 통보했다. 이는 정치적인 경고성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의 배경으로 브라질 내 선거제도와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룰라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각종 내란 선동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관련해 “그를 매우 존경해 왔다”며 “지금 진행 중인 재판은 국제적 불명예이자 마녀사냥이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현재 룰라 대통령 암살 및 군부 쿠데타 모의·대선 불복 폭동 연루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오는 9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본인은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