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백악관 (Clinton Presidential Library)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벤처 자본가이자 민주당 기부자인 리드 호프먼 등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법무부가 이들을 조사하길 원한다고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팸 본디 법무장관은 이날 소셜 미디어에서 제이 클레이턴 연방검사를 민주당 인사 조사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밝힌 것으로 AP 통신이 보도했다.
본디는 X에 올린 글에서 클레이턴 검사가 “가장 유능하고 신뢰받는 검사 중 한 명”이라며 법무부는 “미국인들에게 답을 제공하기 위해 긴급성과 정직성을 가지고 이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이턴은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이었으며 지난 4월 뉴욕 남부지검장에 임명됐다.
뉴욕 남부 지검은 엡스타인을 기소했으며 2021년 엡스타인의 오랜 측근 기슬레인 맥스웰에게 성매매 공모 혐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곳이다.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 게시글에서 민주당이 최근의 정부 셧다운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엡스타인 사기극”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연방 법 집행기관이 민주당 인사들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건 또 다른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사기극이며, 모든 증거가 민주당을 가리키고 있다”고 썼다.
그는 “기록에 따르면 이 남자들,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엡스타인과 함께했고 그의 ‘섬’에서 삶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계속 지켜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이 법무장관 팸 본디와 “법무부, 그리고 FBI의 위대한 애국자들과 함께” 엡스타인과 민주당 인사들 간의 “관여와 관계”를 조사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제이피모건, 체이스,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과 기관들”도 조사에 포함될 것이라고 썼다.
이 요구는 이번 주 초 민주당이 공개한 이메일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인다.
하원 민주당은 전날 엡스타인이 트럼프가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 중 한 명과 “몇 시간이나 함께 있었다”고 쓴 이메일을 공개했었다.

민주당의 공개에 대응해, 공화당도 엡스타인 유족이 제공한 이메일 일부를 공개했으며 이에도 트럼프가 여러 차례 언급돼 있다.
민주당의 이메일 공개로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하면서 트럼프 지지층을 흔들었다.
지지자들은 정부가 엡스타인의 범죄와 고위 인사들과의 관계에 대한 모든 증거를 대중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 공개된 엡스타인의 이메일에는 트럼프 외에도 클린턴, 서머스, 호프먼 등이 등장했다.
문서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서머스, 호프먼과 이메일로 빈번히 연락했으며, 여러 해 동안 트럼프와 클린턴이 자신과 있었던 사실을 다른 이들에게 이메일로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암시는 전혀 없다.
클린턴은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를 탔던 사실을 인정했지만, 엡스타인의 범죄를 몰랐다고 말해왔다. 클린턴도 트럼프도 엡스타인 피해 여성들로부터 어떤 위법 행위도 고발된 적이 없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장관을 지냈고 하버드대 총장이기도 했던 서머스는 앞서 “인생에서 큰 후회가 있다”며 “엡스타인과의 관계는 큰 판단 오류였다”고 말했다.
호프먼은 2019년 엡스타인이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MIT 미디어랩의 기금 모금 활동과 관련해 엡스타인과 몇 차례 연락한 적이 있다고 밝혔었다.
그는 뒤에 “엡스타인이 참석한 어떠한 기금 모금 활동에라도 참여함으로써 나는 그의 평판 회복을 도왔고, 부당함을 지속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사과했다.
엡스타인의 피해자들 중 누구도 호프먼을 비방하거나 고발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