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에히메현에서 최소 10마리 이상의 길고양이가 다리가 절단된 채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동물 학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에히메현 니이하마시에서 한 고양이 앞다리가 완전히 잘린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같은 지역에서 유사한 부상을 입은 고양이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에히메 개와 고양이 협회의 자원봉사자 마쓰오 카오루는 “일반적인 사고라면 다리가 일부만 손상되거나 연결된 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에서 발견된 고양이들의 다리 절단 부위가 지나치게 깔끔하고 일관적이어서 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역 수렵협회 또한 “멧돼지를 위한 덫을 최근 설치한 적이 없다”고 밝혔으며 전문가들 역시 야생동물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고양이들의 절단 부위가 같은 방식으로 일정하게 잘려 있다는 점을 짚으며 누군가 고의로 해를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쓰오는 “설령 장난이나 단순 학대 목적이라 해도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보호 NGO 라이프 인베스티게이션 에이전시 대표 야부키 렌은 “만약 이 행위가 고의적인 학대라면 가해자는 사회를 향한 왜곡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고양이들을 죽이지 않고 절단한 채 다시 마을에 풀어놓고 그 발견 과정을 지켜보며 만족감을 느끼는 심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런 행위는 정신 질환이나 유사한 이상 증세, 그리고 사회적 불안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온라인에서 동물 학대 영상이 자극적인 콘텐츠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실제 동물 학대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서는 사토 아키마사(23)가 자신의 집과 공원에서 고양이 여러 마리를 고문하고 불태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8월에는 사토시 오카무라(31)가 몰라 슬리마에서 고양이를 절단하고 살해한 혐의로 현지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는 181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관련 혐의가 3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고양이 관련 97건, 강아지 65건을 포함해 기타 동물들에 대한 사례까지 폭넓게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