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개입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대규모 핵무기 훈련을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 합찹의장과 에이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지난 3일 하원 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월 중순부터 핵무기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이같은 훈련을 계획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동원하는 러시아의 연례적인 핵무기 훈련은 통상 가을철에 실시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올해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고 군사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훈련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미국 과학자 연맹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4500개 미만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2월 중순에서 3월 말까지인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나토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주 동안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750~1000명으로 구성된 전술대대 배치 규모를 60개에서 83개로 확대했다. 추가로 14개 전술대대가 국경지대로 이동 중이다.
미국은 또 러시아가 이 지역에 1200~2100명 규모의 특수전 병력도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10만명이 훨씬 넘어섰고, 수도 키예프에 대한 공격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에 필요한 병력의 70%를 배치했다고 추정한다고 FT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핵무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인 2월 중순까지 전면적인 침공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레베카 하인리히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동시에 핵무기 훈련을 벌인다면 매우 도발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