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재선에 성공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선 결선에서 승리하면서 20년 만의 첫 재선 대통령에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물가 상승 등 대내외적으로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새로 시작되는 5년 임기 동안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갈지 주목된다.
AFP통신 집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결선에서 58.54% 득표,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41.46%)를 17%P 격차로 따돌려 재선에 성공했다.
현직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건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자 재선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의 새로운 임기가 첫 5년만큼이나 도전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오는 6월 예정된 총선에서 의회 과반을 확보하는 게 현 직면 최대 과제다.
프랑스는 오는 6월12일과 19일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마크롱 대통령의 전진하는공화국(LREM)과 동맹 정당은 하원 577석 중 289석 이상 얻어야 한다.
La Marseillaise. 🇫🇷 pic.twitter.com/j94iGyXdyg
— Emmanuel Macron avec vous (@avecvous) April 24, 2022
지난 10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선 프랑스 정통 양대 정당인 공화당(LR)과 사회당(PS)이 각 5% 미만 지지율을 얻어 붕괴 직전까지 간 반면, 급진 좌파와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극우파가 부상했다.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의 정책 추진 여력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총선에서 LR 온건파 등을 포함한 외부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 정부가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공언했지만, 협상 과정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 임기 국정은 환경을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며, 신임 총리에게 환경 문제를 맡길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급등하는 생활비도 풀어야 할 난제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생활비 급상승으로 생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에너지가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침체 회복 과정에서 상승한 데 이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격 상승이 부채질 됐다. 러시아에 에너지 제재를 가할 경우 가격은 더욱 뛸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에너지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가스와 전기료 가격 상한제를 유지하고, 연료 가격에 대해 정부가 리베이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저임금자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강화책도 제시했다.
외면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큰 과제다. 이번 대선 결선에서 기권율은 28.01%로, 5년 전 2017년 대선보다 2%P가량 증가했다. 백지투표도 4.57%에 달했다.
Chacun d'entre nous compte plus que lui-même. C’est ce qui fait du peuple français cette force singulière que j'aime si profondément, si intensément, et que je suis si fier de servir à nouveau. pic.twitter.com/02EtTJVdis
— Emmanuel Macron (@EmmanuelMacron) April 24, 2022
이와 함께 첫 임기 때 시행에 실패한 연금 개혁을 다시 추진해, 2031년까지 정년을 65세로 점진적으로 올리는 개혁안이 오는 가을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추진을 강행할 경우 거센 반발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학교와 대학에는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고, 농촌 지역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개혁도 추진할 방침이다. 경찰, 치안관, 사법 지원 인력도 늘리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EU) 국경 안보와 밀입국 이민자 통제, 국방 협력 강화, 첨단 기술 기반 유럽 경제 성장 모델 개발 등이 우선순위다.
프랑스는 현재 EU 의장직을 맡고 있으며,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앞두고 있어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5년 만에 프랑스 대선에서 재격돌했다.
당시 2017년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66.10%를 획득해 33.90%의 르펜 후보를 압도했다. 이번 2차 투표에서는 격차가 지난 번 선거보다 다소 좁혀졌다.
이로써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등극한 마크롱은 20년만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기권율은 28.2%로 1969년 31.1%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대선에 대한 관심도는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투표소 곳곳에서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자”는 심리가 강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르펜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르펜 후보는 국민연합이 러시아 군수업체에 거액을 대출한 것으로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르펜 후보는 2014년 크름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를 두둔하고, 유럽의 대러 제재에 반대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