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유해를 안치한 관이 13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버킹엄궁에 도착했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전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서 영국 공군 수송기(C-17) 편으로 출발한 여왕의 유해는 이날 오후 7시께 런던 노솔트 공항에 안착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벤 월리스 국방장관 등이 공항에서 영접했다.
여왕의 유해는 공항 도착 이후 버킹엄궁으로 옮겨졌다. 하이드 파크 등 정해진 코스를 따라 약 20㎞를 이동했다. 이동 경로와 버킹엄궁 주변에는 어둠과 빗속을 뚫고 여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모인 추모 인파로 가득했다.
여왕의 관은 버킹엄궁 보우 룸에 안치됐다. 앞서 찰스 3세 국왕과 부인 카밀라 왕비는 왕실 의장대를 사열했다.
BBC에 따르면 여왕의 관은 오는 14일 오후 2시22분(한국시간 14일 오후 10시22분) 버킹엄궁을 출발해 런던 웨스터민스터 홀로 옮겨진다. 운구차량은 퀸스 가든, 화이트홀 등 런던 중심부를 거쳐 웬스터민스터에 도착할 예정이다.
운구 행렬에는 찰스 3세 국왕 부부, 윌리엄·해리 왕자를 비롯한 왕실 일가가 함께한다. 하이드파크 앞에서는 예포가 발사되며 빅 벤에서는 기념 타종이 울릴 예정이다.
약 38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운구 예식 뒤 여왕의 관은 웬스터민스터 사원에 안치된다. 오후 3시부터 장례식 당일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일반 추모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14일부터 런던에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장례 절차를 앞두고 사전에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여왕의 운구차 이동 경로 일대에 야영을 금지했다. 웨스턴민스턴 사원을 찾는 조문객들은 복장을 갖춰야 하며 주류 등 음료, 큰 배낭, 날카로운 물건 등을 소지할 수 없다.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는 이날 오전 런던 복귀에 앞서 항공편으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로 이동했다. 힐스보로 성에서 북아일랜드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조문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셸 오닐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부수반, 알렉스 마스키 북아일랜드 의회 의장 등을 만났다.
이에 앞서 힐스보로 성에 도착한 찰스 3세 국왕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도중 만년필 잉크가 새어 나오자 짜증을 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지난 10일 즉위식에서도 만년필 문제에 짜증을 낸 바 있다.
방명록 작성 뒤 찰스 3세 국왕은 보좌관에게 “오늘이 12일인가”라고 물었고, 13일이라는 대답에 “날짜를 잘못 썼다”며 정정했다.
이후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벨파스트의 세인트 앤 대성당에서 거행된 추도 예배에 참석한 뒤 여왕의 유해 이동에 맞춰 런던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