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브라질을 방문할 때 체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AFP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집행 여부는 “정부가 아닌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때 브라질 사법부가 그를 체포할 지 나는 모르겠다. 그것은 정부가 아닌 사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푸틴 대통령이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체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한 직전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현지 언론 인터뷰 중 “내가 브라질 대통령이고, 그가 브라질에 온다면 체포될 리가 없다는 것을 말해줄 수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주목을 받자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라면서 한 발 뺀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ICC 서명국이어서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
룰라 대통령은 내년 G20 의장으로서 정상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차기 G20 정상회의는 내년 11월 18일~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올해 G20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인도는 ICC 서명국이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대신 파견했다.
푸틴 대통령은 ICC가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후 해외 방문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22일~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러·우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중재 역할을 자임해왔다.
그는 인도 퍼스트포스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그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사실이다. 그리고 미국이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이라크를 침공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브라질은 어떤 국가의 (다른 나라) 침공도 100% 반대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