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심각한 사건’으로 인식한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방송,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대변인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임시 휴전을 촉구했다.
NSC 대변인은 “우리는 무고한 생명의 손실을 애도하며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자 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 상황을 인정한다”며 “이는 잠재적인 임시 휴전을 포함해 가자 지구 내 인도주의 지원을 확대하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최소 104명이 사망하고 280명이 부상했다.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도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실권자인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사건에 대해 ‘추악한 학살’이라고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 국영 와파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다수의 무고한 민간인들 살해는 점령 정부가 우리 주민을 상대로 자행한 대량 학살의 일부로 여겨진다”며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점령 정부에 모든 책임이 있으며 국제 법정에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정 장파 하마스는 이번 사건으로 휴전 협상도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하마스 지도부가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은 계속 열려 있는 것은 아니”라며 “우리는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범죄에 대한 은폐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분명 비극”이라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비 하이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CNN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을 향해 접근했고 군은 위협을 느껴 발포했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만 대변인은 또 팔레스타인인이 몰던 구호 트럭이 트럭을 둘러싼 군중을 향해 질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순간 트럭이 군중에 압도당했고, 트럭을 몰던 팔레스타인 운전사가 군중 사이로 차를 몰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