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 시 위치 추적기와 똥 봉투를 소지해야 한다. 안전 문제와 배설물로 인한 환경 오염 해결을 위해서다.
인도 일간 퍼스트포스트는 12일 네팔 당국이 3~5월 등산 성수기를 맞아 에베레스트 등산객에게 소형 위성항법장치(GPS)·배변봉투 소지를 의무화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일부 등산객만 자체적으로 GPS를 착용했다. 이제 등산객 전원이 USB 크기의 소형 무동력 GPS를 옷 안에 달아야 한다.
라케시 구룽 네팔 관광부 등산 책임자는 11일 AFP통신에 등산객 GPS 착용 의무화와 관련 “사고 발생 시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에베레스트 사망자는 18명이다. 실종자 5명은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당국이 제공하는 GPS는 약 20m 깊이 눈 아래까지 추적한다. 눈 등 장애물이 없으면 수십m까지 추적할 수 있다. 비용은 10~15달러다. 회수 후 재사용된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는 매해 등정 인원이 600명에 달한다. 안전사고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당국은 등반 기록 조작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GPS 시스템 도입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설물 등으로 인한 환경 오염도 심각하다. 등산객은 하루 평균 배설물 250g을 배출한다. 사가르마타오염통제위원회(SPCC)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최하부·최상부 캠프 사이에 인간 배설물 약 3t이 있다. 기온이 낮아 자연 분해도 되지 않는다.
배설물은 경관을 해치고 눈을 식수로 사용하는 등산객 건강을 위협한다. 네팔 국민 산악 영웅 밍마 셰르파는 “우리의 산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당국은 개당 5~6번까지 사용가능한 친환경 배변 봉투를 인당 2개씩 배포할 방침이다. 등산객은 배설물을 봉투에 담아 베이스캠프로 가지고 와야 한다. 봉투는 배설물을 응고시키고 냄새를 제거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밍마 셰르파는 데날리산(북미 최고봉)과 남극 등을 방문하는 전문가들도 배변 봉투를 사용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