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핵심 교두보 포크로우스크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고 중립적 외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BC는 5일(현지 시간) “주장과 반박이 넘쳐나지만, 러시아가 해당 지역에 수만명을 집결시키고 지난 몇주간 수백명을 도시에 침투시켜 건물과 거리를 점차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진지를 압도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가디언도 같은 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은 상반된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들도 최근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보며 러시아군 구역이 우크라이나군 잔여 병력과 불과 몇 마일 떨어져 있다고 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내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양도를 우크라이나가 일축하면서 러시아군은 도네츠크 미점령지 자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 전장인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군 동부 방어선 핵심 거점이자, 우크라이나 내륙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철도가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의 거의 전역과 도네츠크의 75% 안팎을 점령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포크로우스크 방어선은 2024년 2월 첫 공세 이후 20개월째 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하면 북동쪽으로는 도네츠크주 드루즈키우카·슬로뱐스크, 서쪽으로는 중부 드니프로주와 남부 자포리자주로 직결되는 침투로를 확보할 수 있다.
고전하던 러시아군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1월 중순 내 포크로우스크 점령’을 명령하고 제트 추진 활공폭탄을 배치하는 등 총공세를 펴면서 점차 전선을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도 1일 특수전 병력을 투입해 포위 해소 및 보급로 확보에 나서는 등 포크로우스크 전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가디언 분석에 따르면 전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BBC는 “오픈소스 정보 지도에 따르면 모스크바군은 포크로우스크 상당 영역을 점령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우리가 수적으로 열세이며, 병력 1000여명이 포위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름이 알려진 우크라이나군 병사 아르템 카랴킨은 엑스(X·구 트위터)에 “좋은 소식은 없다. 상황은 여전히 긴박하다”며 “러시아군이 도시를 완전히 장악하지는 않았지만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이 우세를 점한 것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선을 포크로우스크 뒤로 물릴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마이클 코프만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는 철수 후 방어선을 재설정할 수 있다”고 봤다. 핀란드 전쟁 감시 기관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연구원도 “우크라이나군은 불리한 전황에도 철수 결정을 미루는 경향을 반복적으로 보인다”며 병력을 물릴 때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군이 포크로우스크 점령에 성공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내륙으로 급속도로 진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BBC는 “포크로우스크가 함락된다고 도네츠크 나머지 지역이 반드시 무너진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요새 지역들을 신속하게 관통할 방법은 없으며, 아마도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포크로우스크를 잃게 되면 러시아의 전력망 공격이 이어지는 초겨울 우크라이나군 사기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러시아가 ‘종이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모스크바의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