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아이치현 주부국제공항에 나리타에서 후쿠오카로 향하던 ‘젯스타 재팬(저비용항공사)’ 여객기가 폭파 위협을 받고 긴급 착륙했다고 일본 공영 NHK가 이날 보도했다.
현지 경찰과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0분께 나리타공항 인포메이션센터에 독일에서 국제전화가 걸려와 한 남성이 영어로 ‘기체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위협했다.
이 남성은 영어로 “젯스타재팬 501편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말하고 매니저를 내보내라고 요구한 뒤 “(여객기)화물칸에 100㎏의 플라스틱 폭탄을 설치했다. 매니저를 내보내지 않으면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젯스타재팬에 따르면, 긴급 착륙한 기체는 나리타 공항을 당초 예정보다 30분 지연된 이날 오전 6시35분에 이륙한 후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했다. 승객 149명이 탑승 예약을 했지만 실제로는 7명이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여객기 폭파 위협에 나리타 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던 젯스타 재팬 여객기는 오전 7시41분께 주부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유아 2명을 포함한 승객 136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42명이 탑승했다. 승객과 승무원은 비상착륙 후 기체에서 탈출용 슈터(미끄럼틀 형태의 강하식 장치)를 이용해 전원 대피했다.
긴급 착륙 후 승객이 활주로 근처에서 촬영한 동영상에서는 활주로에 멈춘 기체의 전방과 후방 4곳의 탈출용 슈터에서 승객이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기체 밖으로 대피한 승객은 근처 잔디밭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한 승객에 의하면, 당초 기내에서는 기기의 이상 때문에 긴급 착륙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비상착륙한 뒤 폭발물이 실려 있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공항을 관리하는 주부공항회사 등에 따르면 탈출 과정에서 찰과상을 입는 등 5명이 다쳤다고 한다. 모두 부상 정도는 가벼운 것으로 보여 응급이송은 하지 않았다.
경찰과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기체는 폭파 위협에 따라 비상 착륙했지만 지금까지 폭발물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여객기의 안전을 확인한 뒤 화물칸의 짐을 X선 등으로 조사했지만 폭발물 등 수상한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폭파 위협으로 주부공항은 비상착륙 후 약 4시간 반 동안 활주로가 폐쇄됐다.
활주로 폐쇄 영향으로 주부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의 결항 등이 잇따랐다. 이 중 전일본공수(ANA)는 주부공항과 하네다, 후쿠오카, 센다이 등을 연결하는 총 21편이 결항했다. 후쿠오카공항에서 주부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목적지를 변경하여 이타미공항에 착륙했다.
일본항공(JAL)은 주부 공항과 하네다, 나리타, 신치토세를 연결하는 총 6편이 결항했다.
여객기 폭파 소동으로 공항 로비도 주말에 더 혼잡했다. 공항이 혼잡해지자 공항·항공사 직원들이 질서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주부공항의 국내선 출발 로비는 탑승권 환불과 다른 항공편으로의 대체 탑승 수속 등을 위한 줄이 늘어서면서 많은 승객 등으로 붐볐다.
후쿠오카공항의 국내선 출발 로비에서도 항공사 직원들이 ‘후쿠오카 나고야 결항 전용 카운터’라고 쓴 패널을 내걸고 탑승객들을 안내했고, 많은 승객들이 다른 항공편으로 대체하거나 탑승권 환불을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주부공항 측은 안전을 확인한 후 낮 12시15분부터 다른 항공편의 이착륙을 허가하며 공항 운용을 재개했다.
한편 일본에서 교통기관을 겨냥한 폭파 위협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9월에는 니시큐슈 신칸센 시설에 폭파 위협이 있었고 JR 규슈는 한때 전 노선에서 운전을 보류하는 등 운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
또 2008년에는 항공기 폭파를 예고하는 메일이 도착해 주부공항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항공기가 회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