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생식기가 제거되지 않은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허용해야 한다”
법원이 한인 여성 전용 스파에 대해 ‘남성 생식기’가 있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라고 명령해 파장이 일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 지방법원은 지난 5일 여성 전용 한인 스파 ‘올림푸스 스파’에 대해 이같이 명령하고, 남성 생식기가 없는 생물학적 여성 고객만 입장을 허용하는 것은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판결했다.
바바라 제이콥 로스타인 판사는 한인스파 ‘올림푸스 스파’가 제기한 소송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아 남성 생식기가 있는 트랜스젠더 여성도 여성 전용 스파에 입장이 허용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소송은 워싱턴주 인권위원회가 한인 스파에 대해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도 입장을 허용할 것을 명령하자 한인 업주가 이에 반발해 제기한 것이다.
이 소송에서 올림푸스 스파 한인 업주측은 “여성 전용 스파를 이용하는 여성 고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당국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며 “남성 생식기가 있는 트랜스젠더 고객의 입장을 허용할 경우 다른 여성 고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업주측은 “여성 고객(특히 미성년자)이 남성 성기에 노출되면 올림푸스 스파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트랜스젠더 활동가인 헤이브 윌비치가 올림푸스 스파에 전화를 걸어 입장 여부를 문의하면서 시작됐다.
트랜스젠더 여성이지만 남성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윌비치는 당시 올림푸스 스파에 전화를 걸어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젠더 여성도 입장할 수 있는 지 문의했다.
이에 대해 업소측은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업소측의 여성전용 입장 규칙을 설명했다.
그러자 윌비치는 올림푸스 스파측의 여성전용 입장 규칙이 워싱턴주의 법을 위반한 것으로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주 인권위원회에 이 업소를 제소했다.
인권위원회는 윌비치와 같은 트랜스 고객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결정했다
위원회는 “성정체성 정의는 생식기가 기준이 아니며 한 사람의 성 정체성은 출생 시 할당된 생물학적 성별과 다를 수 있다”며 “올림푸스 스파의 생물학적 여성’ 정책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성정체성에 따른 시설접근을 허용하기 보다는 고객의 생식기에만 초점을 맞추는 차별적인 규칙”이라고 밝혔다.
시애틀 법원 로스타인 판사는 “비록 남성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여성도 이 여성전용 스파의 입장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판결에 대해 올림푸스 스파측은 30일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여성 전용 또는 생물학적 남녀 분리 입장 규칙을 고수하고 있는 많은 한인 스파들에도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1년 LA 스파업소에서는 남성 생식기를 가진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탕을 출입한 문제로 갈등이 빚어져 인권단체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전례도 있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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