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피난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던 국제구호단체 직원들이 폭격으로 사망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일제히 규탄 목소리를 냈다.
에이드리엔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에 성명을 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사망 사건 관련 “미국은 가슴 아파하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들은 절실히 필요한 원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신속하게 진상을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 “가자지구에서 영국인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있으며, 긴급히 추가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질리언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은 BBC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번 보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WCK가 가자지구에서 활동을 중단한 데 대해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자국민이 사망한 호주의 앤서니 앨버리지 총리도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명 손실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가자-하마스 분쟁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폴란드 외교부도 엑스를 통해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폴란드는 국제 인도법을 준수하지 않고 인도주의 활동가를 포함한 민간인을 보호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얀 에게란트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렇게 많은 구호 요원들이 사망한 곳은 없다”며 “즉각적인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 충분하다”고 촉구했다.
해상 경로를 통한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키프로스의 외교부도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WCK 요원의 친지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건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다.
전날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WCK 소속 직원들이 탄 차량이 폭격받으면서 직원 총 7명이 사망했다.
이 중에는 호주, 폴란드, 영국 국적자와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자 등 외국인 구호 요원도 포함됐다. 팔레스타인 운전기사 1명도 사망했다.
WCK에 따르면 이들은 단체 로고가 새겨진 장갑차 두 대와 방탄 기능이 없는 차 한 대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WCK는 사건 직후 가자지구에서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구호 요원들의 시신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로 옮겨졌으며, 이집트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 밖으로 운구돼 가족에게 인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 비극적인 사건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최고위급에서 철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