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5) 브라질 전 대통령이 극적으로 귀환해 브라질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12일 타임지는 지난 8일 브라질 연방 대법원 에지손 파킨 대법관이 룰라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실형을 모두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려 오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브라질 정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좌파 진영의 거두로 대통령 재임 당시 8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다.
타임지는 이제 자이르 보우소나르 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유일한 정치인이 아니라며 이번 주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에 대한 두 가지 부패 유죄 판결을 뒤집는 대법원의 깜짝 판결로 2022 년 대선에 보우소나르 대통령에게 맞설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는 브라질의 모든 정치와 마찬가지로 복잡하다며 룰라 전 대통령의 귀환으로 브라질에서는 앞으로 많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 노조 지도자였던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룰라는 재임기에 브라질의 경제적 성과를 폭넓은 복지 및 공공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브라질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또한 “새로운”라틴 아메리카 좌파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가 퇴임하자 브라질 경제는 급격히 추락했고, 광범위한 부패 수사가 진행되면서 룰라 전 대통령도 기소됐다. 룰라의 후임자였던 Rousseff 전 대통령은 탄핵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룰라는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브라질 좌파는 몰락에 가까운 추락을 경험했다.
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반부패 수사를 등에 업고 대통령이 된 보우소나루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포퓰리스트” 정치인이다.
보우소나르는 코로나 위험성을 경시해 브라질은 확진자가 1,100 만명으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확진자에 27 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브라질을 최악의 코로나 창궐 국가로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르는 여전히 40%에 가까운 견고한 지지기반을 유지하고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재선이 유력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룰라의 유죄선고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받아내면서 상황은 급반전되고 있다.
무효판결이 나온 지 이틀만인 10일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 상파울루시 인근 금속노조 건물에서 첫 대중연설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나는 브라질 500년 역사상 최대의 사법 사기의 피해자”라며 당시 자신을 구속했던 세르지우 모루 전 법부 장과을 거세게 비난하고 “내가 수감돼 있는 동안 부인과 동생이 사망했고 동생 장례식에는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고 분노를 토해냈다.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은 “내가 겪은 고통은 수백만의 코로나19 희생자나 가족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일자리를 잃고 가족을 부양할 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고 국민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유죄판결이 무효화되면 룰라는 오는 2022년 대선 출마가 가능해 좌파 진영 후보로 출마가 가능하다.
하지만, 룰라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의 전체회의가 에지손 파킨 대법관의 판결을 승인해야 한다.
룰라에 대한 파킨 대법관의 판결은 대법원 전원회의로 넘겨져 심의, 표결이 이뤄지게 되며, 여기서 승인이 이뤄져야 유죄 무효 판결이 최종 확정된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