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주장에 당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같은 당 소속 22대 당선인이 공개 비판한 데 이어 지지층 비난이 더해지면서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 의원은 전날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종부세 폐지”를 꺼내 들었다.
고 의원은 “정치를 겪어보고 유권자를 만나본 뒤 내린 결론은, 종부세를 유지할 때 얻는 것과 폐지할 때 얻는 것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종부세가 상징처럼 돼버려서 민주당은 집 가지고 부자인 사람을 공격하는 세력처럼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집값이 많이 떨어졌고 공시지가 변화도 있어서 예전처럼 종부세를 내시진 않을 것”이라며 “설령 폐지해도 큰 변화는 없다. 그래도 상징적인 의미는 굉장히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원내대표 선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언급했다가 곧바로 ‘개인의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며 몸을 낮췄다. 민주당에서 종부세 폐지는 곧 부자 감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 대변인을 지냈다.
이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민정 의원의 종부세 폐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개 비판을 제기했다.
여론을 의식해 곧바로 몸을 낮춘 박 원내대표와 달리 고 의원은 ‘종부세 폐지’에 대한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지지층 비난이 쇄도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고 의원이 지역구 행사에 방문한 뒤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4시간 만에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왕수박(비명계의 멸칭) 탄생 축하” “배신 좀 하지 마라”, “탈당하고 국힘으로 고고”, “임종석, 이광재의 길을 걸어가려면 당장 정치를 그만둬라” 등 고 의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 의원의 ‘종부세 폐지’ 주장에 대해 “보도로만 접해 잘 모르겠다”며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