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서먼 “사람 많을수록 취약성 증가”
방한 왕이 中외교부장, 韓 가입 반대할 듯
미국 하원에서 ‘파이브아이즈’로 불리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에 한국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정작 미국 조야에서는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아 보인다.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밀정보를 북한이나 중국에 흘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임스 서먼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14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파이브아이즈에 대한 한국의 접근이 허용된다면 정보 목적을 위한 훌륭한 합의가 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에 접근권이 주어지는 것은 이치에 맞지만 (정보의) 출처와 (수집) 방법이 보호돼야 한다는 데 완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먼 전 사령관은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정보 유출의 취약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이 점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 방송에 “한국에서 한미연합사 관련 정보가 유출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일은 과거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서 벌어졌고 이 때문에 위험에 노출된 정보원이 사망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과거 유출 사례를 언급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수록 적들에 대해 더 나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이론상으로는 파이브아이즈 확대에 찬성한다”면서도 “반대로 정보를 공유하는 당사자가 많아질수록 모든 나라에서 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파이브아이즈 확대에 앞서 회원국을 늘리는 것이 우리의 최고 이익에 부합하는지, 우리의 정보력과 정보 분석을 크게 개선할지, 그리고 그것이 (정보 유출의) 위험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함께 일본이 파이브아이즈 가입 후보로 함께 거론되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다. 한국 법원의 일본 전범기업 판결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등으로 충돌하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파이브아이즈에 가입한다면 동맹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또 다른 주요 당사국인 일본은 파이브아이즈에 가입하는 것보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파이브아이즈에 가입할 경우 중국에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 의회 의원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맹과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것이라면 중국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중국이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을 통해 전랑외교를 구사하면서 한국으로부터 쿼드와 파이브아이즈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의 압박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한국 정부가 왕이 외교부장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