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신 핵 추진 잠수함이 지난 5월 또는 6월에 후베이성 우한의 우창 조선소에서 침몰한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이 잠수함은 국영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에서 건조되었으며 5월 말경 창장강 부두에서 바다로 나가기 전 마지막 설비를 갖추는 모습이 관찰됐다.
우한 인근 조선소에서 뭔가 이상이 있다는 첫 번째 징후는 6월 초 나왔다.
전직 미국 잠수함 장교이자 신미국안보센터의 강사인 토마스 슈가트가 상업용 위성 사진에서 포착된 부유 크레인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지적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여러 개 올렸다.
슈가트는 새로운 유형의 잠수함과 관련된 사건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현장 위성 사진에 따르면 6월 초 대형 크레인이 도착해 강바닥에서 잠수함을 인양했다.
중국 잠수함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보도나 관측은 슈가트의 위성 사진 판독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사고 잠수함이 중국이 개발중인 최신형 저우급 잠수함인 것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아직 이 사건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침몰한 저우급 잠수함은 중국의 신형 핵추진 잠수함 중 첫 번째 잠수함으로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독특한 X자 모양의 선미를 가지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PLA 해군이 새로운 동급 최초의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 부두에서 침몰했다는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기준과 장비 품질에 대한 명백한 의문 외에도 이 사건은 오랫동안 부패에 시달려 온 중국 방위 산업에 대한 PLA의 내부 책임과 감독에 대한 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연구원이자 은퇴한 미 해군 핵잠수함 장교인 브렌트 새들러는 “새 핵잠수함이 침몰해 중국의 핵잠수함 함대를 키우려는 계획이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슈거트는 “샌디에이고에서 미국 핵잠수함이 침몰하고 정부가 그것을 은폐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가 있나”라고 26일자 WSJ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잠수함은 인양되었지만 다시 바다에 투입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슈가트는 “잠수함 전체가 물로 가득 차 모든 전자 장치를 청소하고 전기 모터를 교체해야 하는 등 엄청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함이 침몰했을 때 중국 인력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관리들은 확인하지 못했다.
잠수함이 침몰했을 때 핵 연료를 싣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슈가트는 잠수함이 바다로 나가지 않았고 원자로가 높은 출력 수준에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핵 누출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말 현재 디젤 추진 잠수함 48척과 핵 추진 잠수함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새로운 공격 잠수함, 수상함, 해군 항공기를 개발하는 목적은 갈등 상황에서 대만을 지원하려는 미국과 그 동맹국의 노력에 대응하고 일본∼대만∼필리핀을 거쳐 남중국해에 이르는 제1도련선 내에서 해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산둥성 인근 서해에서 잠수함 093-417호가 미국과 동맹국 잠수함을 잡기 위해 자국군이 설치한 체인과 앵커 장애물에 부딪혀 침몰해 55명이 사망했다는 영국의 비밀 보고서가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미국도 1969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어아일랜드 조선소에 정박 중이던 핵추진 USS 기타로(Guitarro)호가 작업자의 실수로 침몰, 32개월 후에 공식 취역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