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장동 기획자인 이재명, 도의적·정치적 책임져야”
이재명 엄호 與에 “토지공개념, 불로소득 환수는 거짓말이었나”
“윤석열, 철학과 비전 부재…홍준표는 위험한 극우 포퓰리스트”
정의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심상정 의원은 29일 ‘대장동 게이트’ 논란과 관련해 “성남시가 주도한 민관합동 개발사업에서 민간에 엄청난 특혜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당시 기획자이자 시장이었던 이 지사는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심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와 국민의힘이 각각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 수령’ 논란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공개발의 외피를 쓴 민간 특혜사업이었다는 것이 팩트”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에 정관계와 법조계의 거물급들이 줄줄이 연루돼 있는데 이 화천대유가 어떤 화수분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장동 의혹의 A부터 Z까지는 수사를 통해서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이나 국정조사는 국회에서 합의가 돼야 하는데 합의가 될 리 없지 않나. 정치적 소모전으로 갈 것이라고 보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도 집권여당의 후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 공정한 수사가 이뤄진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렇기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1000배 이상 (민간개발사에) 수익이 간 것을 (국민들 중에) 누가 인정하겠냐. 결과로서 책임져야 한다”며 “의도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공공이란 외피를 썼지만 천문학적인 민간특혜가 된 것에 대한 (이 지사의) 도의적 책임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화천대유의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놓고 ‘애플과 삼성도 문제냐’며 이 지사 엄호에 나선 민주당을 향해서는 “그러면 (민주당의) 후보들이 토지 공개념과 100% 불로소득 환수를 말해온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 아니냐”며 “우리 국민이 누려야 할 땅을 통해 불로소득을 얻는 것을 일반 사기업(이익)과 같은 소득이라 본다면 민주당이야말로 부동산 투기 카르텔의 일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1987년 이후 34년 간 양당이 번갈아 (정권을) 맡으면서 부동산 투기 공화국의 공동정범이 됐다. 이 양당체제가 결국 부동산 투기의 공동정범”이라며 “부동산 투기를 끊임없이 부추겨온 기득권 정치에 국민이 책임을 단호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주요 후보들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이 지사가 진보층에서도 지지를 받게 됐던 것은 ‘이재명은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다’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을 통해 드러난 것은 ‘사이다 이재명’이 아니고 ‘김빠진 이재명’이었다”며 “이재용 가석방도 거들어주고 종합부동산세 인하도 눈 감고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분이 대통령이 되면 과연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가, 더 민주적 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를 본선에서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검찰을 그만 둔 지 이제 6개월이 됐지 않았나. 아무리 특급 속성과외를 받는다 해도 국정운영의 리더십을 준비할 수는 없다”며 “하는 말마다 실언인데 이는 실언이 아니고 국가적 리더십으로서 철학과 비전의 부재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도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게 보고 있다”며 “홍 후보도 말로는 나를 이기지 못한다고 인정했는데 말로는 내가 잡을 테니까 시민들이 표로 잡아달라”고 말했다.
임기가 7개월 여 남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내로남불이다. 개혁 실종, 개혁 후퇴이고 좋게 봐줘서 개혁 미흡”이라며 “특히 민생개혁의 측면에서는 낙제점이다. 부동산 가격이 역대 정권 중 최고로 폭등했고 다주택자를 많이 양산한 정부이며 이로 인해 청년의 미래가 팍팍해졌다. 근본적으로 촛불정부로서의 사명을 이루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심 의원은 “경제적 지표로는 ‘세계 10위권인 선진국이 시민의 삶은 왜 후진국인가’ 여기에 응답하는 것이 이번 대선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얄팍한 지표 몇 개 갖다가 커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이 촛불을 들어 만든 정권이고 과감한 개혁을 위해 지방정부를 다 몰아주고 의회의 180석까지 다 몰아줬지 않나. 그런 기준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시민들 마음 속에 내상이 굉장히 크다”고 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촛불정부의 타이틀은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 촛불시민의 요구를 기준으로 평가를 받아야지 정부와 민주당이 얘기하는 모든 기준은 국민의힘”이라며 “서로보다 좀 지나치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 그것이 내로남불 정치의 본질”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번 대선 출마 결심에 대해 “진보정치 1세대로서 해야 할 두 가지 책무가 있다. 하나는 당의 정치적 전망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포스트 노회찬·심상정’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거의 영혼을 끌어다가 선거제도를 바꿨지만 기득권 정당이 배신했고 최선을 다해서 2세대 리더십을 세웠는데 결국은 또 좌초됐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 과정에서 탈당도 많이 이어지고 당이 위축돼 있는 상태”라며 “이번 대선이 대한민국 정치 교체의 마지막 관문이라 생각하면서, 또 당의 입장에서 미래를 어떻게든 열어야 할 절대절명의 선거라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이 이번 대선에서 독자노선을 예고한 가운데 소수정당의 한계로 인해 과거 그랬던 것처럼 민주당과 손을 잡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런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20년 동안 건전보수니, 새정치니 얘기한 사람들이 독립했다가 배고프고 등이 시리니 다 이합집산을 해서 큰 당을 의지했지, 우리 정의당 만큼 20년 동안 모든 차별과 불공정한 조건 하에서 외길을 걸어온 당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2중대’ 지적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나 정책을 보면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가 아니고 민주당이 ‘정의당의 2중대’다”라며 “그동안 진보정당이 개발해 온 정책이나 공약을 뒷짐지고 있다가 우리가 어느 정도 노력해서 공감을 얻으면 힘으로 가져갔는데 결국 문재인 정부는 용두사미가 됐지 않느냐. 정책적으로 우리가 10년을 고생해서 대중화한 공약을 다 가져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차별성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우리가) 그만큼 민주당을 견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 구도가 극심한 ‘보혁대결’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과 손을 잡으라는 압박이 커지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에서는 ‘최악을 막기 위한 차선의 선택’이라는 논리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전에는 박정희 향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해원(解冤)의 분위기가 있었지만 산업화·민주화 세력에게 이제는 수고비를 줄 만큼 줬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제는 오로지 시민의 삶을 지킬 최선의 선택의 비중을 높여가는 게 대한민국 정치에게도, 시민의 삶에도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라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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