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청년들이 ‘애인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1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트남 청년들이 취업과 연애에 어려움을 겪어 결혼을 늦게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유료 파트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약 2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베트남 한 사이트는 부모님을 달래기 위해 남자친구를 대여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북부 남딘성에 사는 민 투(30)는 힘든 직장 생활로 5년 동안 솔로로 지냈다.
투의 부모님은 “남자친구가 있어야 명절에 집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님은 “손주를 원한다”며 압박을 하기 위해 아픈 척을 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올 초 투는 5세 연상의 남성을 남자친구로 고용했다. 비용은 수백만 동(몇 십만원)을 들였다.
둘은 집안 사정과 가족 이야기를 공유하며 말을 맞췄다. 1주일 전부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다.
이 남성은 건설 엔지니어로 요리를 잘 하고 와인에 대한 지식도 풍부했다고 한다.
투는 “남성과 함께 고향 집에 간 날, 남성은 우리 엄마의 요리를 도왔고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부모님이 나를 자랑스러워하시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마찬가지로 연애 경험이 없는 응옥(33)은 자신보다 4세 어린 잘생긴 남자친구를 대여했다.
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응옥도 결혼과 관련된 가족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짜’ 남자친구와 함께 집을 방문했다. 그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앞서 하노이에 사는 남성 후이 투안(25)은 1년 넘게 여러 여성을 상대로 ‘가짜 남자친구’ 역할로 활동했다.
그는 “많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평소 체육관에 가고, 노래하고, 요리하고, 사진을 찍고, 대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 달에 3~4명의 고객만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피 데이트나 쇼핑 비용은 2시간에 수십만 동(1만4000~2만8000원)이며, 가족 모임 참석은 약 100만 동(약 5만6000원)이다.
임대 계약에는 일반적으로 정서적 개입, 성희롱 금지와 같은 엄격한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파트너를 고용하는 대행 서비스는 자칫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저널리즘 및 커뮤니케이션 아카데미 연구원인 응우옌 탄 응아는 “혹시라도 가족들이 알게 될 경우에는 심각한 정서적 피해를 입고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베트남에서는 애인을 빌리는 서비스는 법적으로 보호되지 않아 여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런 관행은 베트남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