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년 넘게 이어져온 LA 레이커스 구단의 버스(Buss) 가문 중심 경영이 막을 내리게 됐다.
팀 운영을 총괄해온 지니 버스를 비롯한 버스 가문은 레이커스 구단의 지분 과반을 LA 다저스의 구단주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거래 금액은 100억 달러로, 이는 전 세계 스포츠 구단 매각 사상 최대 규모다.
레이커스의 새 구단주는 다저스 구단주이자 글로벌 금융 복합기업 TWG 글로벌의 CEO인 마크 월터가 맡게 된다.
월터는 이미 수년간 레이커스의 소액 지분을 보유해왔으며, 이번 거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의 주요 소유주로 올라서게 됐다.
지니 버스는 당분간 구단의 주요 의사결정권자이자 ‘구단주(governor)’ 자리에 머물 예정으로 알려졌다.
레이커스는 1979년, 당시 부동산 자산가였던 제리 버스가 팀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6,750만 달러에 구단을 인수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인수에는 레이커스 외에도 NHL 팀인 LA 킹스, 그리고 잉글우드의 더 포럼 아레나가 포함돼 있었다.
그 후 수십 년간 제리 버스는 필 잭슨, 제리 웨스트, 팻 라일리 등과 함께 레이커스를 북미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구단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버스 가문 아래에서 레이커스는 NBA 챔피언십 11회를 차지했으며, 이 중 10회는 제리 버스 시절에, 나머지 1회는 현 체제에서 달성됐다.
버스 가문은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등 ‘쇼타임 레이커스’ 시대의 스타들을 비롯해, 2000년대 르네상스 시기의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파우 가솔, 그리고 현재 리그 최다 득점자인 르브론 제임스와 차세대 슈퍼스타 루카 돈치치까지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팀에 영입하며 흥행과 실력을 모두 갖춘 구단 운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NBA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 중 하나인 LA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버스 가문은 구단 가치 외에 별다른 재정적 뒷받침이 부족한 소유주 그룹으로 꼽혀왔다. 반면 새 구단주 마크 월터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다. 다가오는 FA 시장과 드래프트를 앞두고, 자금 운용에 제약이 적은 새로운 공격적인 구단주 체제에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NBA 드래프트는 6월 25~26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7월 6일 오전 9시에 개막한다.
한편 월터는 레이커스 외에도 WNBA 팀인 LA 스팍스, 그리고 포뮬러1 레이싱 팀에도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
팬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레이커스라는 최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농구에 대한 이해부족, 선수영입실패 등이 계속 잇따르면서 팬들의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었다.
또 버스 구단주가 신임하고 있는 롭 펠린카의 구단 운영에 대한 반발도 컸으며, 결국 매직 존슨이 레이커스를 완전히 떠나게 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번 레이커스 새 구단주는 존슨을 다시 데려올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구단주 변화로 레이커스가 어떤 공격적인 운영을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 연장계약 옵션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