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 의회가 마련한 연례 국방 예산·정책 법안 초안에 주한미군 관련 조항이 일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 군사위가 최근 공개한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초안 요약본에 따르면, 법안은 국방장관이 해당 조치가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 증명하기 전까지, 한반도 내 미군 병력 감축이나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금지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이와 관련한 위험성 평가는 합참의장, 인도태평양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이 독립적으로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아직 전체 법안이 공개되지 않아 세부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초안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2025회계연도 NDAA와는 일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법안은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명시하며 한미 동맹 강화를 강조했지만, 병력 감축을 직접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다.
반면 이번 초안은 감축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국방장관의 ‘국익 증명’이라는 조건을 단서로 달아 감축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이 같은 구조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제정된 NDAA와도 유사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2021 회계연도에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에 주한미군 규모를 명시하면서 국방수권법 예산을 주한미군 감축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당시에도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감축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동맹국 안보를 크게 해치지 않으며, 한국·일본과 충분히 협의했다는 사실을 의회에 보증하면 감축이 가능하도록 단서 조항을 뒀다.
이번 초안에 예산 사용 제한 조항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체 법안이 공개돼야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전망이다.
국방수권법은 미 국방 정책과 예산 지출의 방향을 정하는 연례 법안으로 상·하원을 각각 통과한 뒤 단일안으로 조율돼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