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테말라 이민 어린이들이 타고 있는 귀국 비행기들이 8월 31일 공항의 활주로와 연결된 포장 도로에 대기하고 있는 동안 미 연방 판사가 임시로 이 항공기들 일부의 이륙을 금지하고 아이들을 당분간 국내에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불법적으로 이민 아동들을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 본국에 강제 추방하려 한다는 변호인단의 손을 들어 준 판결로 주목 받고 있다.
주말 한밤 중 까지 이어진 이 특별한 극적인 드라마에는 텍사스주의 공항 활주로와 워싱턴 D.C.의 연방재판관이 연결되어 등장한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과도한 이민단속 때문에 미 행정부의 실무진들의 추방 노력과 의회가 취약한 이민들을 위해 만들어낸 사법적 보호장치가 충돌한 장면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로 부모나 보호자 없이 미국 국경 안에 도착했던 과테말라 어린이 이민들은 이번 법정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최소 2주일은 미국내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워싱턴 연방 법원의 스파클 L. 숙나난 판사는 “나는 어떤 애매모호한 부분도 남아 있지 않도록 ( 명확한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판사가 서둘러 청문회를 마친지 불과 몇 분 뒤에 5대의 전세 버스가 이민 추방의 중심 공항인 텍사스주 할링겐의 밸리 국제공항 활주로 도로에 와서 정거했다.
이 곳에서는 몇 시간 전에 정부 당국이 관용 항공기 전용 구역의 추방용 여객기를 향해 수 십명 ( 약 50명)의 탑승객을 걸오서 이동해 가도록 했었다.
탑승객은 미국 정부가 이민 어린이들을 수용하는 시설에서 입히는 특별한 색깔의 옷을 입은 과테말라 어린이들이었다.
어린이 이민들의 변호사이며 미국 이민법센터 회장인 키카 마토스 변호사는 ” 주말의 캄캄한 밤에 이 아이들을 깨워서 이처럼 위헌적인 추방 항공기에 타게 한 것은 모든 미국인의 양심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비행중지 판결에 대한 기자들의 문의에 이민국이 소속된 국토안보부는 아직 즉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추방작전은 지난 3월 어느 주말에 수백명의 베네수엘라 이민들을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감옥으로 추방한 것과 비슷한 유형이다.
아이들의 변호사들은 연방 판사에게 임박한 추방기 운행에 앞서 미리 추방을 중지 시켜 달라고 청원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판사는 주말인 30일 밤에 법복 대신 평상복 차림으로 긴급 청문회를 열고 항공기 출발을 막으려 했지만 정부 측은 법원 명령이 너무 늦게 도착했다며 일부 강제 추방을 진행했다.
미 정부 측은 이번 어린이 추방이 과테말라 정부의 요청으로 부모들과의 재회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추방 어린이의 일부 만이라도 그것이 사실이 아닐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부도 지금 같은 불법 추방 대신에 법적 절차를 제대로 지키며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방 어린이 중 뉴욕 보호소에 살던 16세 소녀는 이번 재판의 원고로, 미국에 살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우등생이었는데도 학기 초에 갑자기 추방 명령을 받아서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나머지 과테말라 어린이들 ( 대부분 이름 대신 사건 번호로 기재된 추방대상자)도 대부분 고국에서 방치, 유기 되거나 폭력에 위협 당하는 등 수난을 겪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어서 강제 귀국 시킬수 없는 대상들로 판명되었다.
이와 비슷한 이민 추방 저지를 위한 재판은 워싱턴 뿐 아니라 애리조나주 등 미국 전역에서도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긴 법정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