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스튜디오 시티에 위치한 이퀴녹스(Equinox) 피트니스 센터에서 한 남성이 자물쇠로 잠가둔 사물함 속에 보관한 2만 달러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남가주 전역 피트니스 센터 내 도난 사건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 다리우스 힉스는 지난 9월 18일 샤워와 스팀룸을 이용하기 전 시계를 사물함에 넣었으나, 불과 15분 만에 돌아왔을 때 시계가 사라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물함 안에 시계를 넣고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돌아와 보니 없어졌다”고 말했다.
힉스에게 이 롤렉스 시계는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었다. 그는 절친과 함께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며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같은 모델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함께 여러 건의 거래를 성사시키고 그걸 기념하기 위해 롤렉스를 구입했죠. 그런데 3년 뒤 그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힉스는 시계가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상징물이었다며 상실감을 토로했다.
현재 LA 경찰국은 이번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체육관 도난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미 LA 전역, 특히 샌퍼낸도 밸리와 웨스트사이드 일대에서 체육관 라커룸이 도둑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자물쇠를 절단하거나 부수는 경우가 많다”며 “약한 자물쇠는 사실상 아무런 방어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피트니스 센터 회원들에게 귀중품을 집에 두고 오거나 반드시 견고한 자물쇠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회원들은 생활 습관을 바꾼 상태다. 한 회원은 “요즘은 시계를 아예 차지 않는다”며 “패션 때문이 아니라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퀴녹스 측은 성명을 내고 “회원의 재산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힉스는 자신의 경험을 SNS에 공유한 뒤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체육관이나 장을 보러 가는 일상적인 외출조차 경계해야 한다”며 “남가주 치안이 너무 엉망이라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번 사건이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